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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블레이즈 15 - 오딜의 기사, NT Novel
카야타 스나코 지음, 박용국 옮김, 스즈키 리카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델피니아 전기(외전 포함), 스칼렛위자드, 새벽의천사들...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아니 사실은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다. 어지간한 노벨류 보다 훨씬 더.
다만 비교대상이 워낙 인기가 좋았던 전작들이라...
델피니아 전기는 리가 임금님 월을 도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장대한(?) 서사시.
스칼렛위자드는 여왕과 해적왕의 결혼을 시작으로 해서 쿠어그룹과 공화우주 전체를 아우르는
모험으로 전개, 켈리의 과거와 재스민의 이야기가 나오고 서로를 신뢰하게 되어 괴수부부 탄생
을 다루는 이야기.
새벽의천사들은 델피니아에서 넘어온 리와 셰라, 루가 괴수부부와 만나 공화우주에서 온갖
풍파(?)를 헤쳐나가는 이야기.
어느 쪽이든 중심이 되는 스토리가 있고, 길든 짧든 깔끔하게 완결이 났다.
그런데 크래시 블레이즈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캐릭터들이(델피니아 쪽 인물은 빼고)
다양하게 등장하는 군상극, 일상(이라기엔 소동이 끊이지 않지만)을 다루고 있는데,
일종의 새벽의 천사들의 후일담으로 볼 수 있어서 즐겁긴 하지만 대략 5~6권으로 깔끔하게
끝냈으면 딱 좋을 소재였다.
하지만 무려 15권이 넘게 나오면서(일본은 18권까지?) 작가의 전작중 최장편인 델피니아전기
보다 길어졌음에도 여전히 중심이되는 스토리가 없이 그때그때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격 캐릭터인 리, 루, 셰라, 괴수부부는 한결같이 사기캐릭터라,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다가
재난을 만나서 엉뚱하게, 혹은 발랄할 정도로 과격하게 해결해버리는 그 과정을 반복해서 써먹는
데, 원래 이 소설은 그 맛으로 보는거라 이 패턴반복을 굳이 단점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그것도 한도가 있다.
끝이 없는 옴니버스식 이야기에서 소재와 등장인물을 바꿔가며 무한하게 이 패턴을 반복하면
아무리 재미있어도 조금씩 질리기 마련이다. 물론 매 권은 기승전결로 끝나긴 한다. 그러나
말하고자 하는 것으 크래시블레이즈라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없다는 것.
즉 소설을 관통하는 메인스토리의 부재다.
캐릭터들이 다 사기라서 적이 없는걸로 보이지만 아직 떡밥은 널려 있다.
루가 흑화했을때 나타나는 세계멸망을 기도하는 음차원의 친구들이랑, 속내가 시커먼 본쥬이의
지도자들, 창조신으로서는 신출내기 이전에 '알' 상태인 루의 이야기 등등.
델피니아와의 연계도 독자들이 크게 기대하는 소재이긴 한데, 이쪽은 작가가 더 이상 연결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해서 언급을 하지 않겠다.
이런 떡밥들을 다 써버리면 그때야말로 카야타 스나코 월드의 이야기가 막을 내리게 되겠지만,
원래 이야기는 끝이 있기에 아쉽고 재미있는 법.
슬슬 일상 속에서 길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