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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ㅣ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열린 책들의 새로운 기획. 메그레 경감 시리즈.
그 유명한 시리즈가 한국에서는 그동안 소개가 되지 않았었기에, 나온다는 말이 들릴 때부터 꽤 예쁜 만듦새로 등장할 때까지 내 관심을 꾸준히 끌었던 책이다.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 첫 권,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열린책들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다소 가격부담이 적은 상황으로 만나 볼 수 있었고, 많지 않은 분량이라 읽는 것 또한 부담 없었다.
이 책을 보는 관점이 과연 어떠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고전탐정소설 쪽으로 넣어야 할지 탐정이 등장하는 프랑스 소설 중 하나로 봐야할지 말이다. 우매한 고민이라 할지도 모르겠지만 고전탐정소설로 생각하고 읽은 지금 조금은 밋밋한 재미에 아쉬움이 남기에, 나중에 이 책을 기억할 때 꼭 필요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매그레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에 시리즈 전체가 어떻다고 가늠해 보는 것은 위험한 일일것이다. 분명 <누런 개>나 <타인의 목> 같은 대표작들의 수준과 재미는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책에서 꽤 인상 깊었던 점은 심농의 글쓰는 스타일이다. 유명새를 떨치는 수많은 기괴한 개성의 탐정들에 비해 묵직한 바위를 연상시키는 매그레를 쫒으며 사건과 배경, 행동과 심리를 그려내는 방식이 꽤 세세하고 착착 눈에 달라 붙는 느낌이다. 사건의 의외성이나 스토리 자체가 박진감 넘치지 않아 재미가 떨어진다 생각했지만,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를 한 권 읽은 느낌은 제법 괜찮았다.
매그레 시리즈의 절정기 작품이 기대된다. 다만 앞으로 나올 매그레 시리즈를 일일히 내가 읽어보고 부딪혀 볼 열정이 생겨났는가 질문한다면 '아니'라는 답을 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나 또한 누군가의 평가를 보고 신중하게 타이틀을 고를 예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