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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페스 네페세
아이셰 쿨린 지음, 오진혁 옮김 / 호밀밭 / 2024년 11월
평점 :
튀르키예 버전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긴박한 탈출!
호밀밭에서 출간한 아이셰 쿨린의 <네페스 네페세>는 튀르키예버전 쉰들러 리스트 이야기이다. 아이셰 쿨린은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작가로 명성을 높이고 있지만 나는 <네페스 네페세>를 통해 새로운 팬이 되었다. ‘네페스 네페세’는 터키어로 ‘숨 막히는’, ‘긴박한’이란 뜻이다.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과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라 이렇게 훌륭한 작품임에도 튀르키예 어를 모르는 무지로 인해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역사를 통해 1차 세계대전을 패전하고 나라가 산산조각이 나버린 튀르키예를 일으켜 세운 건 아타튀르크였다. 그는 서양을 따라잡기 위해 보수적인 튀르키예 문화를 새롭게 개혁했다.
새롭게 변화한 튀르키예 상류층 장군 가정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이 소설에서 펼쳐진다.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면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다. 변화에 따라가는 장군인 아버지는 두 딸이 가진 사상과 속도가 차이가 난다.
소설의 주인공 큰딸 사비하는 튀르키예 외교관으로 일하는 남편과 앙카라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주시한다. 둘째 딸 셀바는 아버지와 불화하고 유대인 의사 가문 출신의 남편을 만난다. 아버지 파질 장군은 혁명을 기억하고 세속주의에 대한 튀르키예의 새로운 정책을 존중하지만, 무슬림 딸과 유대인의 결혼은 혐오한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셀바는 고국인 튀르키예를 떠나 파리에서 유대인 아내로 살고자 한다.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을 시작으로 나치는 세력범위를 넓히고 셸바가 거주하는 파리에서 위험이 뒤따른다. 셸바는 피아노와 유대인에게 터키어를 가르치며 생활하지만, 가족의 안전을 위해 리옹과 마르세유로 이동하게 되는데···.
게슈타포가 마을을 검문할 때마다 셸바는 이웃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머무르라는 연락을 취하고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마고로부터 불의한 부탁을 받게 된다. 사연인즉 2차 세계대전에 중립국으로 참전을 결정하지 않았던 튀르키예 여권을 소지하면 안전한 튀르키예로 탈출할 수 있어 자신을 안되지만 어린 자녀만이라도 여권을 얻어달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생존을 위한 유대인들의 몸부림과 이들을 돕기 위한 여러 사람의 행동으로 마침내 이들을 탈출 방법과 실행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생존을 이어갈 수 있는지 독자는 짜릿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돌궐이라는 이름에서 엿보이고 한국전쟁에 참전한 튀르키예에 대한 친근감으로 튀르키예 작가에게 호감을 느낀다. 아는 작가라곤 오르한 파묵이 유일했지만 <네페스 네페세>의 아이셰 쿨린에 매료돼 다른 튀르키예 작가도 궁금증이 생긴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튀르키예는 전쟁에 참전하고 싶지 않았다. 전쟁 초반 중립국인 상황이지만 이슬람 교리가 생활을 지배하는 튀르키예가 유대인에게 여권을 발급한다는 점은 놀랍기만 하다. 인간이 벌이는 최악의 행위인 전쟁은 종교를 넘어 인류애라는 보다 근원적인 신념을 우선하게 한다.
문학을 통해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과 가족과 사랑, 그리고 종교가 얽혀있는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다시 조명될 거로 보인다. 벌써 다수의 해외수상과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로 진입하는 등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는 움직임이 보인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드라마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네페스 네페세>는 추천할 도서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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