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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의 역사 -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10월
평점 :
인류는 왜 매너와 에티켓을 발명했는가?
휴머니스트에서 출간한 연세대학교 사학과 설혜심 교수님의 <매너의 역사>는 인류의 매너를 돌아보는 도서이다.
올여름, 뜨거운 햇살 아래 점심시간 급하게 은행에 볼일이 있었던 나는 뒤에서 오는 분을 위해 문을 열고 잡아드렸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안으로 들어가 자신이 먼저 번호표를 뽑고 뒤에 있는 나를 돌아보았다. 점심시간이 겹쳐 30분 이상 기다리는 동안 분노가 일기보다 문을 열어주고 잡는 매너가 통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면치기를 조장하는 한 연예인이 조용히 면요리를 먹는 상대방을 타박하는 모습을 보며 분명 요란스레 소리 내며 국물을 튀기며 먹는 행위는 우리나라 매너에 어긋나는 거로 생각했는데 다소 의아하게 티비를 바라봤다.
매너는 어떻게 형성되었고, 우리에게 내재하였는지 늘 궁금하던 차에 <매너의 역사>는 2,500년 역사서를 통해 매너가 가지는 의미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형성되었는지 자세하게 소개한다.
사학과 교수답게 역사서에 기반을 둔 에티켓북, 고전, 편지, 처세서 등 100여 종의 도서를 분석한 저자의 연구에 박수를 보낸다. 고대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는 매너는 윤리적 문제로 접근했고, 그의 친구이자 후계자로 주목하는 테오프라스토스는 <성격의 유형들>을 통해 아테네 거리에서 흔히 만난 법한 인간 유형을 묘사했다. 시간이 지나며 매너는 윤리적인 범주에서 벗어나 계층을 구별하는 기능으로 작용한다.
엘리아스는 <문명화 과정>을 통해 12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서구사회의 예절(시빌리테)같은 일상 의례가 변화한 과정을 추적하고 이를 기록에 남겼다. 기사도와 물리적인 힘이 중시되었던 폭력성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매너의 중요성이 두드러졌고, 정치 권력을 장악한 상위층은 자신만의 매너를 내부조직을 유지하는 도구로 활용했다.
프랑스 베르사유 귀족사회에서는 자신들의 권위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의생활, 식생활 등 다양한 생활에 관한 매너를 만들어갔다. 18세기에 이르러 매너는 젠틀맨의 부상, 자본주의의 발전과 소비문화의 발달과 더불어 영국으로 넘어가 광범위하게 퍼진다. 부를 만들어낸 젠트리 계급은 귀족과 연합하여 새로운 체계를 만들었고 기존의 사회체계는 흔들리게 된다. 20세기 매너와 에티켓은 점차 개인화되었고, 저자는 다양한 분야를 사례를 통해 이를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체스터필드 백작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담긴 배경 이야기였다. 아들이 귀족으로 성장하길 바란 체스터필드 경의 부단한 노력과 아들이 실패하자 손자에게 심혈을 기울이는 바람이 담긴 편지를 책으로 엮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중요성과 담긴 의미를 확인하며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영화 킹스맨에서는 매너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정의한다. "Manners Make Man" 매너에 관해 평소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역사의 흐름과 발전과정에서 매너의 역사를 제대로 파악하기에 이 책은 제격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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