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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 4285km, 가장 어두운 길 위에서 발견한 뜨거운 희망의 기록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9월
평점 :
4285km, 가장 어두운 길 위에서 발견한 뜨거운 희망의 기록
페이지2북스에서 출간한 셰릴 스트레이드의 <와일드>는 PCT를 경험하며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는 힐링 소설이다. 장 마크 발레 감독,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한 영화 <와일드>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고, 이동진 작가, 유시민 작가가 좋아했던 터라 언젠가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이었다.
영화를 인상적으로 봤던 터라, 먼저 PCT가 뭔지 궁금했다. PCT는 ‘Pacific Crest Trail’의 약자로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4,285km를 도보로 완주하는 것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떠나고, 재혼한 아버지와 원만한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한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상처를 치료고자 했다. 남편과 별거로 지내며 사실상 이혼한 저자는 스스로 삶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슬픔과 상실감으로 그녀는 우울증과 마약에 빠져들었고, 자포자기했다. 삶을 되돌리기 위한 충동적인 선택은 도보로 대장정을 이어가는 PCT였다.
아버지가 가정을 내버려 두다시피 했지만, 언니와 저자, 남동생을 사랑으로 키우며 가정을 지킨 이는 어머니였다. 이사를 하고 대학에 입학해 부모도 함께 수강할 수 있을 때 누구보다 학업에 전념한 이는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의 암 발병 소식과 죽음, 자신의 무너진 삶을 되돌리는 방법은 자연에 홀로 동화되는 것이었다.
여정을 시작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어머니를 떠올리며 여정을 계속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내 몸에서 쉰내가 나고 며칠째 갈아입지 않은 양말과 옷은 때로 얼룩지고 발바닥이 물집이 잡히며, 발톱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셰릴은 이혼을 통해 새로운 성을 가지고, 작은 도움을 주는 사람들로 자신의 여정을 이어간다.
여행을 지속하며 가슴 속에 응어리진 아픔이 서서히 무뎌진다. 발톱이 빠져나가는 고통도 지속하며 익숙해지며 적응하게 된다. 어머니는 자기 뜻대로 한 번도 못 한 채 가정을 위해 자신의 삶을 전념했다면 저자는 자신의 의지로 목표를 달성하는 성취를 맛본 것이다.
문학의 가치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과정이라면 <와일드>는 미국 서부의 광활한 자연, 척박한 환경,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동식물을 잘 보여준다. 혼자인 여정이지만 친절한 낯선 이들의 도움, 그리고 이러한 체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상실의 슬픔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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