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복
리샤르 콜라스 지음, 이주영 옮김 / 예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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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태양의 나라에서 할복으로 생을 마감한 한국전쟁 특파원 에밀 몽루아의 비극

 

예미에서 출간한 리샤르 콜라스의 <할복>20세기 역사적인 전쟁과 사건을 관통하며 한국전쟁 특파원이었던 에밀 몽루아가 그을린 역사에 대한 속죄로 할복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돌아보는 소설이다.

 

일본을 분석하는 대표적인 도서인 국화와 칼에서 은 사무라이의 상징으로 여기며 온건한 일본인을 상징하는 국화와 대립하는 개념으로 등장한다. 일본에서 30년 이상 체류한 콜라스는 소설 곳곳에 자신이 느낀 일본인의 정서를 외부인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낸다. 일본 사무라이 문화에 관한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가지던 차에 소설 할복은 일본에서 오랜 시간 일본에 체류한 저자의 생각이 잘 녹아있다.

 

196511, 새해 첫날의 아침을 밝히던 새벽빛이 사라질 무렵 프랑스 신문기자인 에밀 몽루아는 할복을 자행한다. 그가 좋아하던 소설 <금각사>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했던 할복으로 생을 마감했다.

 

에밀 몽루아는 프랑스대사관에 근무하던 R.C 앞으로 36개의 수첩과 편지가 들어있는 소포를 보낸다. 이야기는 몽루아가 보낸 수첩에 따라 그의 인생을 추적한다. 에밀 몽루아의 본명은 볼프강 모리스 폰 슈페너다.

 

20세기 가장 큰 전쟁의 영향을 직접 받았던 몽루아의 집안. 1차 세계대전 프랑스 총사령관이던 외할아버지가 다시는 전쟁을 경험하지 말라는 의미로 몽루아의 어머니에게 독일어를 배우게 함으로써 다른 방향으로 진행한다.

 

프랑스인이지만 독일인 외양을 지닌 피아니스트였던 몽루아의 어머니는 베를린으로 유학하고 그곳에서 의대생이었던 아버지와 만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전쟁 중에는 무효하다는 사실은 잔인했다. 아버지의 동기이자 동료였던 겐소쿠를 만난 몽루아는 사무라이에 대해 호감을 느끼며 그를 추종한다.

 

겐소쿠가 난징 대학살의 현장에 있었으며 그가 부대가 731부대 책임자 중 한 명이었고, 자신이 저지른 행위로 인해 할복했다는 사실은 몽루아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독일과 프랑스 출신의 부모를 가졌다는 사실은 2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측에도 인정받지 못한다. 유대인 소년 에밀을 만나 그의 조카로 신분 세탁을 통해 마침내 에밀 몽루아가 된다. 독소전쟁에서 생존하며 신문기자가 된 몽루아는 한국전쟁 특파원이 돼 전쟁의 참상과 그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

 

주목할 점은 한국전쟁에 관한 그의 이야기와 선희와의 인연, 그 파격적인 진행과 결말이다.

 

박경리 선생은 일찍이 일본 사무라이의 할복 문화를 명예를 되찾는 방법으로 야만적이고, ‘죽음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강제된 체념과 마조히즘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20세기 격동의 한 가운데를 경험하며 에밀 몽루아는 전쟁의 잔혹함을 몸소 체험한다. 개인적 비극이 아닌 시대의 비극은 개인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에밀 몽루아는 자신에게 닥친 비극에 대한 속죄는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며 한국과 일본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떠올리며 자신의 죄를 감당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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