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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킹버드 ㅣ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평점 :
로봇이 지배하는 미래 세계. 인류는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인가?
어느날갑자기에서 출간한 월터 테비스의 <모킹버드>는 기계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날카롭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나에게는 톰 크루즈, 폴 뉴먼의 주연한 영화 <컬러 오브 머니>의 원작자로 알고 있는 월터 테비스는 2020년 넷플릭스 <퀸스 갬빗>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월터 테비스는 미국 소설 작가로 켄터키 대학 재학 중에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살려 작품으로 완성했다. 그는 또한 공상과학 소설로 명성을 얻었는데, <모킹버드>는 테비스가 40년 전에 400년 미래의 지구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제목인 <모킹버드>의 의미는 무엇인지 책을 읽는 동안 고민한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모킹버드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가 먼저 떠오르는데 저자는 그 책에 대한 오마주로 모킹버드를 사용했다. momckingbird는 흉내지빠귀새인데, 아무래도 앵무새가 입에 와닿는다. 모킹버드는 차별받는 주체를 의미하는데, 소설 <모킹버드>는 차별받는 인종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차별대상이다. 사회는 출산율이 급감하고, 생존자는 급속히 줄어든다. 생식 억제용 최면제를 복용하고 생식을 위한 성행위는 배제된다.
메이크 시리즈 기계들이 사회를 유지하고 가장 최상위 메이크나인 스포포스는 열등한 인간과 사회 시스템을 통제한다. 세상을 지배하고 유지하는 스포포스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떨어져 죽기를 원한다. 인간이 가지는 고유한 행동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어 스스로 실행할 수 없다.
사회의 구성원인 인간은 약물에 노출되고 예술은 고대 문명에 존재하며 독서는 금지된다. 생각하는 행위를 제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읽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발화하지만 깊은 생각을 이끄는 읽기라는 능력은 사라진 사회에서 어느 날 읽는 능력을 익힌 인간이 나타난다. 벤틀리는 자신의 읽기 능력을 메리 루에게 전하고, 스포포스, 폴 벤틀리, 그리고 메리 루의 관계는 소설의 흐름을 좌우한다. 벤틀리와 메리 루는 스포포스의 질투를 불러일으키며 인류의 미래를 위한 유일한 희망의 씨를 제공한다.
<모킹버드>가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 출산을 제래로 한다는 점에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은 의미있는 공상과학 소설로 비슷한 반열로 두어도 좋을 듯 하다. 그의 예측한 기계의 지성이 인간을 지성을 넘어서는 순간을 우리는 목도하기 때문이다.
“숲 가장자리에서는 오직 흉내지빠귀(Mockingbird)만 노래를 한다.” 인종이 아니라 인류가 ‘모킹버드’가 되는 미래를 그리는데 이 소설은 가치가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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