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천
이매자 지음 / 문학세계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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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을 관통하는 여자의 일생!


문학세계사에서 출간한 이매자 작가의 <음천(音天)>은 1950년대 한국 여인의 일생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저자는 서강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다 1970년에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여 미주리 주에서 가정생활에 전념했고, 1995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 소설 <음천>으로 미국 독립출판도서상을 수상했으며 소설 <음천>은 그의 첫 한국어 소설이다.


지금이야 믿기 힘든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인권은 2세대를 거치며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어린 시절 이미자 가수의 <여자의 일생>을 구슬프게 부르는 지인의 모습이 한 많은 여인의 인생을 대변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1950년대 한국에서는 첩을 둔 남성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여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참아야 하고 설움을 속으로 삭여야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한 가족에서 벌어지는 가정사를 주목한다. 아들을 낳지 못하면 소박을 맞았던 가정이 있었고, 바깥에서 아들을 만들어 오면 후처가 본처 자리를 꿰차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 음천과 남편 귀용은 아들은 낳고자 하지만 음천은 대신 딸을 업어온다. 딸 미나가 업둥이라는 사실을 비밀로 하지만 귀용은 후처 수양을 들이고 그들의 특별한 동거가 시작한다.


한 가정에서 처첩이 함께하는 경우는 봤지만 한 방에서 처첩이 함께 밤을 지내는 지경에 이르지만 1950년 발생한 한국전쟁은 모든 이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는다. 두 여인의 마음가짐과 서로 의지하며 삶을 견뎌내는 모습은 안타깝다. 후처로 살아야 하는 수양은 평생을 죄인이 되어 위궤양약을 달고 산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그의 마음에는 넘볼 수 없는 본처의 지분이 있다. 전쟁은 이들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피난 길에 오른 가족은 남쪽에서 새로운 터를 잡고 수양은 아들, 딸을 출산한다. 피난길은 이들을 이산가족으로 만들고 여성으로서 고군분투하며 가정을 꾸려간다. 남아선호사상이 사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성의 움직임은 어떻게 전개하였는지 확인하는 것이 흥미진진하다.


한국전쟁 당시의 한국 사회를 경험하는 것은 의미 있다. 우리나라는 가장 끈끈한 가족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가족의 결속력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로 전환했다. 70년 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소설로 <음천(音天)>은 추천할 만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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