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 1 - 왕좌의 옆에 서다
서자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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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베네 게세리트 원경황후의 일생!


며칠 전 듄:파트2를 아주 흥미롭게 보았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한 세종대왕을 낳아 기른 어머니이자 조선시대 개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남편 이방원의 왕위를 만들었던 킹메이커인 원경황후가 조선시대의 베네 게세리트라는 생각이 겹쳐 떠올랐다.


대한민국 역사의 수많은 변곡점 중에서 여말선초는 실록이 존재함으로써 수많은 매체로 재탄생했다.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세종대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서자영 작가님은 남편 이방원과 원경황후 민자경의 애증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소설 <원경>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당시 시대상을 원경황후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고려말 민제를 필두로 하는 여흥민씨의 권력은 전주에서 함주로 자리를 옮긴 변방의 이성계 장군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 민제는 명나라로 떠난 사행길에서 돌아오는 귀경길에 이성계 장군의 집에 들른다. 나라의 앞날의 위태로움을 깨닫고 무인 세력의 중요성을 인지한다.


소설은 민자경의 입장에서 향후 남편이 될 방원과 어린 시절 만남에서 2살 나이가 많았던 자경이 일평생 방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드러낸다. 민제는 어린 시절 방원의 영특함을 알아보고 이성계 장군에게 방원과 방간을 개경에 유학하도록 제안하고 이들 형제는 개경 민제 아래에서 수학한다.


자경이 보여주는 혜안과 정치판단, 다른 사람을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권문세족이 아닌 신진사대부 중 정도전을 이성계에 소개해 장자방 역할을 하도록 권유하고, 역성혁명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혁명의 과정에서 방원은 고려의 충신 정몽주를 시해하고 조선 개국의 공신이 되지만,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이성계의 둘째 부인 강 씨와 정도전은 세자의 자리에 방석을 앉히고 방원을 잠재적인 세자의 위협으로 여긴다. 소설은 당시 조선의 큰 영향력을 행사한 강 씨와 자경의 고도의 심리전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독자를 안내한다.


방원을 위험으로 구하고 왕자의 난을 평정하며 방원은 마침내 왕위에 오르게 된다. 자경과 방원은 때로는 격정적인 연인으로 정치적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동지이자 주군과 책사로 한 곳을 향해 달려왔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면 행복이 시작할 줄 알았으나, 이후 자경의 인생은 내리막으로 치닫는다. 자신의 영향력을 왕권 강화의 걸림돌로 여긴 방원은 그녀의 가족의 필두로 수족을 도려낸다. 자신의 형제들과 부모를 잃었고, 평생 의지하던 수족 같은 인연을 잃었던 자경은 마침내 바스러진다.


일견 생각하면 철천지원수와 같은 남편이지만 사랑도 충만했다. 남편의 여자관계를 고분고분 넘길 수 없었으며, 두 사람은 수많은 왕자와 공주를 생산했다.


여말선초의 상황을 원경황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은 새로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앞으로 드라마로도 방영한다고 하니 소설이 어떻게 영상화할지 궁금하다. 역사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소설 <원경>으로 그녀의 극적인 삶을 경험해보자.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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