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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집 -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평점 :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悲事)
특별한서재에서 출간한 권비영 작가님의 <잃어버린 집>은 대한민국 마지막 황실 일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전에 전주를 여행할 당시 전주 한옥마을 한켠 승광재에서 마지막 황손인 이석 총재를 만난 적이 있다. 전주이씨인 친구는 반가운 마음에 승광재에서 황실에 관한 이야기에 인상 깊어 했다. 이석 총재는 황실문화재단의 총재로 취임해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에게 역사에 관한 이야기, 황실 문화 보존과 전주를 알리는 운동에 나서고 있었다.
나는 한가지 궁금함에 사로잡혔다. 일제에 의해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의 전주이씨 이왕가는 전제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뀌는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20세기를 맞이해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수많은 나라의 정치체제는 폭풍이 몰아쳤고, 일본의 경우 천황일가가 여전히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고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제에 의해 해체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가?
지난 다큐멘터리에서 전주이씨 왕실 일가를 보좌하고 여전히 왕실예법에 따르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았지만, 권비영 작가님은 순종 황제에 이은 영친왕 이은과 마사코(이방자여사), 그의 아들 이구와 줄리아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일본인이었지만 타의에 의해 영친왕 이은과 혼인하게 된 마사코는 일제에 의해 수모를 겪는 남편에게 부채감을 느끼는 동시에 왕실의 기풍을 잃지 않고 가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영친왕은 큰 아들을 잃어버리고 새로 얻는 아들 이구를 사랑으로 키운다. 이구는 외국인 줄리아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들의 인생은 바다 위 돛단배처럼 순탄하지만 않다.
소설의 제목이 상징하는 <잃어버린 집>은 일제의 항복과 황실의 재산을 유지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대한민국 정부는 구황실재산처리법을 발의해 모든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킨다. 대신 왕실 구성원에게 생활비를 지급한다고 했지만 이런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황가는 생활에 시달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재산을 하나씩 팔게 되고 마침내 국민에게 잊혀진 존재가 된다.
소설을 읽는 동안 황실의 많은 이들이 국외에 거주하고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의 인생은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나라를 잃었을 때 왕실의 정통성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기여한 것도 왕실 구성원 각각의 신념에 따라 태도가 달랐다고 한다. <잃어버린 집>은 잊혀진 왕가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조선왕조는 대한제국 시기의 황제인 고종과 네 아들, 특히 마지막 황태자인 이구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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