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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리커버 에디션)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평점 :
“문명과 야만의 뒤엉킴에 저항하는 생명의 힘!”
파람북에서 출판한 김훈 작가님의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시원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소설의 주인공이 두 마리의 말이다. 말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의 역사를 증언한다. 소설을 읽는 이유가 독자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김훈 작가님의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우리가 평소 자주 생각하지 않았던 시간과 장소로 우리를 데려간다.
초의 왕 표를 태웠던 신월마 암말 토하와 단의 군독 황의 말이었던 비혈마 수말인 야백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Photo by Jeeray TANG on Unsplash
시간은 인간이 처음 말을 길들이기 시작한 시기이고,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는 백산과 나하를 경계로 유목 민족인 초나라, 농경민족인 단나라는 서로 세력을 결집하고 대결을 시작한다. 유목 세력과 정주 세력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다. 초나라는 정주하는 단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계책을 벌인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신월마의 혈통인 ‘토하’를 상징한다. 신월마는 초승달 지역의 달을 향해 달렸지만, 수만 년이 지나는 동안 달을 향해 달리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신월마라는 종을 칭송한다.
초나라의 왕자 표는 신월마의 암말인 토하를 타고 다닌다. 단나라의 군독인 황이 타고 다니는 말은 목덜미에서 피가 흐르는 듯한 비혈마 혈통인 야백이다. 황이 돈몰이라는 풍습에 따라 목숨을 버렸을 때 야백은 스스로 이빨을 빼고 재갈을 벗어던지고 인간과의 종속 관계를 끝낸다.
야백은 토하를 만나고 교접하며 2세를 가지지만 토하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초나라의 관리에 의해 짐을 부리는 말로 전락한다.
Photo by Timothy Muza on Unsplash
초나라, 단나라, 월의 부족 연맹을 살펴보며 인간 사회의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이며, 시원에서 벌어졌던 문명의 충돌과 이들 전쟁을 수행하던 신월마와 비혈마의 사랑과 자유를 향한 몸부림은 애절하고 그들의 사랑은 절절하다. 문명의 충돌 과정인 전쟁은 숙명과도 같고 잔혹했다.
김훈 작가님의 이야기는 가슴 한편에 묵직한 덩어리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일전의 <하얼빈>이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기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달 너머 지역을 체류했던 조상의 흔적을 찾으라는 계시로 다가온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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