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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평점 :
마침내, 거장의 손에서 탄생한 가장 ‘위화적인 순간’!
푸른숲에서 출판한 위화 작가님의 <원청 잃어버린 도시>는 그의 명성에 재확인하는 놀라운 작품이다. 모옌, 옌렌커와 함께 중국 3대 현대 작가로 불리며 현재 노밸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중국 작가 중 한 명이라는 그의 작품은 이야기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 어떠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이번 이야기 <원청 잃어버린 도시>은 중국인의 이상향을 그리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마치 무릉도원처럼 다가온 원청을 모든 사람은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간다.
주인공 린샹푸의 인생은 20세기 중국 중산층과 지주 계층을 대변한다. 자신의 고향에서 자리를 잡은 린샹푸는 원청에서 온 남매 중 샤오메이와 함께 살다 일순간 많은 재산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 샤오메이를 그리워한다. 몇 달이 지나 다시 돌아온 샤오메이는 아이를 가졌다는 말과 함께 자식을 낳고 싶다고 한다.
Photo by Jennifer Chen on Unsplash
린샹푸는 샤오메이가 사라져 버릴까 걱정하고, 아이를 키우던 샤오메이는 다시 사라져 버린다. 북에서 남으로 원청을 찾아 떠난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으로 재기에 성공한다. 격동의 세월은 그의 삶을 순탄하게 흘러가게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힘든 점은 싱글대디가 된 린샹푸가 딸을 양육하는 일이다. 젖동냥을 위해 아이의 울음이 들리는 집 앞에서 기다리며 돈을 건네주고 딸을 키운다.
“아이한테 이름이 있나요?” 린샹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100여 집의 젖을 먹어서 린바이자입니다.”
중국인은 강남에 대한 로망이 있나 보다. 물산이 풍부하고 굶어 죽지 않는 곳. 원청은 그런 곳인 듯하다.
샤오메이의 고향이라 여기는 원청(시진)에서 자리를 잡은 린샹푸는 북양군, 국민혁명군, 토비의 전투에 휘말리는 당시 중국 대중의 삶을 잘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역사에도 등장한 한 지역에 여러 군벌이 할거하는 시기가 되면 가장 궁핍하고 핍박을 받는 것은 대중이다.
Photo by Nuno Alberto on Unsplash
시진에 당도한 토비와 북양군의 모습은 잔혹하기 이를 데 없다. 시진의 민중은 토비의 잔혹한 고문을 놀이로 대회를 여는 등 잔혹한 전쟁에도 삶을 이어간다. 살 사람은 살아야 한다.
시진에서 격동의 세월을 마주하는 인간의 운명과 희망과 배신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 <원청 잃어버린 도시>다. 원청에서 온 여자를 사랑하는 린샹푸의 일생은 <인생>의 주인공 푸구이가 겪는 일은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
놀라운 반전은 린샹푸의 일대기에 뒤이은 샤오메이의 이야기다. 모든 것을 치밀하게 설계한 위화의 능력은 대단하다. 무거운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진지한 이야기를 슬픈 동화로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는 수많은 팬을 사롭잡는 비결이다.
이번 소설 <원청 잃어버린 도시>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청나라 말기를 기점으로 민국이 설립되는 시기까지 중국 민중사를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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