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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ㅣ 페이지터너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지음, 정영문 옮김 / 빛소굴 / 2022년 12월
평점 :
나치 침공 직전,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바르샤바의 유대인의 모습!
빛소굴에서 출판한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쇼샤>는 20세기 초 바르샤바 유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는 1904년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출생했다. 랍비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바르샤바 랍비 신학교에서 전통적인 유대식 교육을 받았으나 랍비보다는 작가가 되길 원했다. “유대인의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인류의 보편적 상황을 이야기하는 감동적인 문학”이라는 평을 받으며 1978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 쇼샤 책날개 중 ]
Photo by Victor Malyushev on Unsplash
2022년을 기억나게 할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쇼샤>는 반드시 들어가야 할 작품이다. 주인공 아론 그라이딩거의 인생의 발자취는 20세기 유대인의 삶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랍비의 아들로 태어나 중상층의 생활을 하며 여러 언어와 이디시어에 능통한 아론은 작가로 성장한다. 어린 시절 자신과는 다른 쇼샤의 존재는 부족함에 대해 일깨운다.
이디시어를 할 때 어색한 발음과 백치미는 그녀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이는 이십 년이 지나도 어린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작품은 인간이 살아가며 추구하는 쾌락과 삶의 본질에 대해 한 편의 서사로 설명한다.
나치의 성장과 유대인의 입지가 좁아지고 게토가 형성되며 외부의 법이 통하지 않는 구역은 발전을 멈춘 곳이 된다. 두 사람은 헤어지고 아론은 작가로 그의 희곡을 눈여겨본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부자 샘과 그의 정부 베티의 마음에 들어 전폭적인 지원을 얻는다.
작가클럽에 출입하며 세상의 유혹과 타락에 젖어 드는 아론에게 우연히 만난 쇼샤는 그가 놓치고 살았던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Photo by Clement Falize on Unsplash
아론을 사랑하는 베티, 베티을 곁에 두기 위해 물질적 지원을 마다치 않는 샘, 모리스 파이텔존과 하이믈, 셀리아와의 우정과 사랑을 둘러싼 이야기는 격정적인 사건이 없지만, 당대를 살았던 지식인과 작가의 고민을 알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하시디즘 유대인의 전통을 지키려는 모습과 속세에 순응하려는 주인공의 갈등과 유대인의 처절한 생존방식이다. 쾌락을 추구하는 이면에는 존재의 영속성을 추구하기 위해 결국 가장 본질적인 매개는 언어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디시어를 지키기 위해 뉴욕과 바르샤바의 극장에서 이디시어로 된 각본을 완성하기 위한 샘의 욕망은 인물을 생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쇼샤와 안전을 확보하고 사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으로 건너가 사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아론은 이를 거절하고 쇼샤와 결혼한다.
양차 대전을 겪으며 살아야 했던 유대인의 생존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안전을 추구하는 생존 의식, 전쟁이 닥치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가장 숭고한 사랑을 추구하는 모습은 많은 생각하게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면 어느 정도 난이도를 생각하게 되지만, <쇼샤>는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최고의 소설 작품 중 한 편인 <쇼샤>는 유대인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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