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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카즈무후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2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임소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질투와 의심이란 작은 돌멩이 하나가 인생에 던져지는 파장을 그린 작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시리즈인 마샤두 지 아시스의 <동 카즈무후>는 질투의 파문을 그린 작품이다. 이 책은 자신의 친구를 닮아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이 느끼는 질투와 복수의 서사를 그리고 있다.
마샤두 지 아시스는 1839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일찍 이 어머니와 여동생을 떠나보냈고, 혼혈 화가였던 아버지마저 여읜 뒤로는 의붓어머니의 손에 자랐다. 어려서부터 선천적인 말더듬증과 간질병을 앓았던 데다 빈곤한 물라토 혼혈이라는 이유로 사회적인 차별을 받으며 늘 열등감에 시달렸다. 인쇄소와 서점 등에서 일하며 열아홉 살 때부터 다양한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발표했다.
[ 동 카즈무후 책날개 중 ]

Photo by Amanda Dalbjorn on Unsplash
동 카즈무후는 ‘무뚝뚝 경’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이다. 고독한 남자의 회고록으로 설정된 소설은 십대의 찬란했던 사랑으로 결실을 맺었지만, 한 순간 자신에게 드리워진 의심으로 아내와 자녀가 떠난 후 인생을 돌아보며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벤치뉴의 성격을 나타내는 동 카즈무후는 내색하지 않지만, 아내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모습을 보인다.
출산에 있어서 남자는 태생적으로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 불안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태어나자마자 유전자 검사를 필수로 하지 않는 이상 자신을 닮지 않은 아이를 보면 남자는 일말의 의심을 품게 된다. 일부러 아이의 아빠를 닮은 구석을 조금이라도 찾아내 칭찬하는 습관은 남자의 이런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위안이 될 것이다.
책의 표지는 강렬하다. 창호를 뚫고 독자를 마주하는 눈 모양은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오마주하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도 오셀로에서 가져왔고, 오셀로에 등장하는 손수건이 아내 데스데모나에 관한 불신의 도화선이 된다면, 소설에서는 친구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내의 모습은 그의 마음속 질투라는 지옥의 도화선에 불을 지핀다.
어린 시절 신학교에 들어가 사제가 되어야 한다는 운명을 따라야 할 것이라는 운명은 친구에 의해 사제의 길을 벗어나게 된다. 사랑하는 여인 카피투를 향한 사랑은 친구의 도움으로 열매를 맺게 되고, 벤치뉴 커플과 친구 커플은 서로 사이좋게 지낸다.

Photo by Arteum.ro on Unsplash
인간관계만큼 사람의 마음을 몰아치는 것도 있을까?
사랑의 결실인 자신의 아이가 자라면서 친구를 닮았다는 사실은 주인공에게 돌이킬 수 없는 복수의 칼을 갈게 한다. 변호사인 벤치뉴는 자신의 기억이 때로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한번 가지게 된 의심은 되돌릴 수 없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불안과 미움의 원인인 질투와 의심을 다루고 있는 <동 카즈무후>는 남미 문학을 다양성과 역동성을 잘 담고 있다.
기독교 교리가 사회 전반에 자리한 브라질은 다양한 신분 구조로 구성된다. 피부색에 따라 또는 부모의 출신에 따라 귀족에서 부모가 모두 백인인 경우, 백인과 혼혈인인 물라토, 그리고 나머지 흑인과 아시아인으로 구성되어 사회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다고 한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는 브라질 사회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친밀한 인간관계인 부부와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질투와 불안을 잘 다루고 있는 <동 카즈무후>는 세계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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