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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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의 신이 등장해 풍자와 해학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열다!

 

현대지성에서 출판한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1511)>은 중세를 끝내고 르네상스를 열어젖힌 대표적인 작품이다.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 Roterodamus, 1466~1536)는 네덜란드 출신의 사상가이자 신학자인문학자다. 1446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가톨릭 사제의 혼외자로 태어났다. 9세에 당시 최고의 라틴어 학교에 들어가 수학했고, 21세에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에서 수도사 생활을 했으며 5년 후 가톨릭 사제로 서품을 받았다.

 

에라스무스는 영국을 여행하던 중 친구인 토머스 모어의 별장에 잠시 머물며 7일 만에 원고 대부분을 단숨에 써내려갔다그가 내세운 우신은 행복의 섬에서 태어나 만취와 무지의 보살핌을 받는 젊음과 부의 딸인데자아도취쾌락아부망각깊은 잠 같은 시종을 거느리고 다닌다그들을 통해 연출되는 인생의 아이러니한 순간들이 유쾌하게서글프게때로는 뜨끔하게 묘사된다.

우신예찬 책날개 중 ]

 

          Photo by Max van den Oetelaar on Unsplash

에라스무스는 플랑드르 지방 로테르담 출신이다. 16세기 중세시대는 로마 교황청의 권력 남용에 몸살을 앓았다로마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건물은 바티칸 시티에 있어 성 베드로 성당이다이 성당은 브라만테에 의해 재건축이 되었다처음 착공한 1506년에서 시작한 후 1590년 성당의 돔이 완공됐다어 엄청난 공사에 들어간 막대한 건축비 일부를 율리오 2세는 면죄부 판매로 충당했다.

 

레오 10세가 대성당을 짓고 있을 때 독일 작센 지방의 수사인 마르틴 루터가 면죄부 판매로 축재에 여념이 없는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문건은 1517년에 발표한 것이다.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은 당대 최고 권력인 로마 교황청을 풍자하는 용기와 모험을 보내주고 이는 마르틴 루터와 종교개혁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Photo by Tim Trad on Unsplash
 

에라스무스는 영국의 토마스 모어와 만남에도 커다란 인상을 받았다자신이 살아오면서 가장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그들이 가진 급진적인 생각도 공감대를 이루었다.

 

느끼듯이 <우신예찬>의 우신이 행복의 섬에서 태어나 만취와 무지의 보살핌을 받는 젊음과 부의 딸이라는 것은 모어의 유토피아에 영향을 미친다.

 

모어의 이름이 그리스어 모리아라는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말로 우신예찬의 화자는 모리아다모리아는 어리석은 것처럼 들리는 우스꽝스럽고 해학 넘치는 말을 통해 현명함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우신예찬>은 모리아가 스스로 예찬하는 글이다사회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당시 사회의 기득권 세력인 지식인 계층의 속 모습을 낱낱이 고발한다선생시인저술가법률가철학자신학자수도사군주추기경교황에 이르기까지 모리아의 촌철살인은 거칠 것이 없다.

 

법률가들은 600여 개의 법조문을 단숨에 줄줄 읊어대는 자들이지만 그 법률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관심이 없고 어려운 용어와 학설만 늘어놓은 자들이다.

 

철학자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안다고 큰소리치지만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신학자와 수도사는 최고의 경건이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심지어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상태다이들은 시편을 목청껏 부르기만 하면 하나님을 기쁘게 한다고 믿는다.

 

군주는 훌륭한 인품으로 백성에게 최고의 복을 가져다주는 축복의 별이 되거나최악의 재앙을 초래하는 죽음의 혜성이 되기도 한다.

 

교황은 여유 있는 시간을 누리며 빛나고 즐거운 일만 한다사실 로마 교황이라고 하면 한나라 황제에 대해 파면권을 가지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인데드러내놓고 이렇게 비난한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이런 연유로 <우신예찬>은 한동안 기독교 금서로 지정되어야만 했다위그노들이 몰려들었던 플랑드르 지방은 지금도 개방과 진보의 상징이다언젠가 가족을 설득해 암스테르담로테르담으로 가자고 졸라보지만특유의 냄새와 너무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교육 여건에 좋지 않다고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번 현대지성클래식의 <우신예찬>은 믿고 보는 번역가 박문재 님의 유려한 번역이 너무 돋보이는 작품이다개인적으로 박문재 번역가님의 그리스라틴어 완역본은 무조건 소장하려고 한다.

 

이번 우신예찬도 학창 시절 암기과목으로 열심히 외웠던 책인데막상 읽어보니 재미있고 왜 500년 동안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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