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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이라는 신화 - 인류를 현혹한 최악의 거짓말
로버트 월드 서스먼 지음, 김승진 옮김 / 지와사랑 / 2022년 10월
평점 :
인류를 현혹한 최악의 거짓말
지와사랑에서 출판한 로버트 월드 서스먼의 <인종이라는 신화>은 인종이라는 거짓말을 누가, 왜,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파헤치는 문제작이다. 너무도 당연히 ‘인종차별’을 경험하고 똑같이 되풀이하는 인류에게 ‘인종’이라는 말은 생물학적 실재가 아니라 특정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신하라는 사실은 자못 충격적이다.
로버트 월드 서스먼 박사는 영장류의 행동과 인간의 진화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1972년 듀크대학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73년부터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40년 넘게 재직했다. 마다가스카르 여우원숭이의 행동과 생태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해, 영장류와 인간의 기원, 인종 개념과 인종주의의 역사 등으로 관심사가 확대되었으며, 인종의 문화적 개념을 고찰함으로써 우생학 운동을 비판하고 인종 간 차이에 생물학적 기반이 없다는 과학계의 합의를 일구는 데 인류학자로서 기여했다.
[ 인종이라는 신화 책날개 중 ]
Photo by Maan Limburg on Unsplash
이 책은 우리가 은연중에 사용하는 인종주의가 어떻게 만들어지며 상호작용해 혐오와 차별을 만들어내는 것이 부질없는 짓인지 낱낱이 드러낸다. 생물학적 인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류학, 생물학, 유전학 등 여러 과학자에 의해 밝혀져 왔다. 저자가 주목하는 내용은 누가 ‘인종’이라는 거짓말을 만들어왔는지이다.
인종차별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단은 유대인과 흑인이다. 유대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살해했다는 죄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리스도교의 영원한 적이라는 정당성에 왕왕 희생되었다. 이들이 권력과 부, 영향력을 획득했을 때 기득권층은 인종이라는 프레임을 앞세워 유대인의 권력, 부를 강탈했다.
15세기 스페인의 종교재판에서는 <선아담 인류>라는 책을 통해 인종에 대한 견해를 처음 제시했으며 선아담은 매우 비참한 상태에서 생활했고, 신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아담을 창조하고 유대인의 역사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칸트는 과학과 철학에서 처음으로 인류학이라는 용어를 선보였고, 스코트랜드의 흄은 백인이 아닌 모든 종은 태생적으로 백인보다 열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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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모든 인간의 평등과 시민적 권리를 주창했지만, ‘모든 인간’은 스스로 교육할 수 있고 따라서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는 ‘백인’으로만 한정했다.
칸트의 명성과 함께 인류학은 유럽과 미국 전역에 확산했으며, 미국의 의사이자 고생물학자인 새뮤얼 모턴과 훗날 모턴파라 불리는 그의 제자들에 의해 개진되었다.
우생학을 따르는 우생주의자들은 다윈의 이론, 멘델의 유전학, 바이스만의 실험에서 자신의 이론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선택했고 현대 과학을 바탕으로 생활에서 제도로 마련해 인종차별 조치를 확대해 나갔다.
우생학의 대표적인 희생자는 유대인이다. 이들의 희생이 절정을 이룬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주장한 우생학의 제물이 되었을 때이다.
미국의 드레이퍼가 세운 ‘파이오니어 재단’은 우생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들은 백인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우생학에 근거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가 인종에 따라 다르다는 느끼는 점은 사실 지역의 생태적 조건에 개체들의 적응하면서 생겨났던 것이고, 어떤 차이는 무작위적인 우연으로 발생했다. 1950년 유네스코는 모든 인간이 동일한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문득, 해외여행에서 ‘총총’거리며, 불쾌한 눈빛을 쏘아대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다른 한편으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인종에 대한 차별을 느끼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된다.
‘인종’이라는 개념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집단이 있다는 사실과 이들의 영향력이 지금까지 광범위하고 커다랗게 미치고 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인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던지는 <인종이라는 신화>는 꼭 한번 읽어봐야 할 도서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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