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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로운 조선시대 - 궁녀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역사
조민기 지음 / 텍스트CUBE / 2022년 11월
평점 :
궁녀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역사
텍스트CUBE에서 출판한 조민기 작가님의 <궁녀로운 조선시대>는 조선의 역사를 움직은 궁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슈룹>을 보며 조선시대 왕궁 내 궁녀의 역할에 궁금하던 차에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조민기 작가님은 한양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했다. 영화사를 거쳐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하던 중 회사 홍보 기사로 작성한 ‘광고쟁이의 상상력으로 고전읽기’ 시리즈가 호응을 얻으며 칼럼니스트 활동을 시작했다. 《조선 임금 잔혹사》, 《조선의 2인자들》, 《조선의 권력자들》을 발간했고 역사의 정면과 이면에 존재하는 숨겨진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사 작가이자 강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권력을 움직이며 조선의 역사를 만들어온 여성의 존재를 발견했다.
[ 궁녀로운 조선시대 책날개 중 ]
Photo by Bundo Kim on Unsplash
8명의 궁녀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부 나는 철저히 궁녀의 본분을 지켰다
1장 창빈 안씨: 흔들리는 왕의 사랑보다 왕비라는 든든한 울타리
2장 인빈 김씨: 임진왜란 중에도 명실상부한 내명부의 기둥
2부 나는 왕의 진정한 사랑이었다
1장 희빈 장씨, 장옥정: 오로지 왕의 뜨거운 총애로 왕비가 된 유일한 궁녀
2장 의빈 성씨, 성덕임: 제문에 새겨진 카리스마 개혁 군주의 절절한 순정
*조선시대를 여행하는 역사 덕후를 위한 궁녀 안내서 1
3부 왕은 나를 정치에 이용했다
1장 숙빈 최씨: 가장 신비로운 조선의 후궁
2장 영빈 이씨: 찬란했던 후궁의 빛, 그만큼 짙었던 그림자
4부 왕은 내 손 안에 있었다
1장 조두대: 붓 끝으로 권력을 좌우한 언어 천재
2장 김개시: 왕의 심리를 읽고 정권을 장악한 비선 실세
*조선시대를 여행하는 역사 덕후를 위한 궁녀 안내서 2
Photo by zero take on Unsplash
드라마 <슈룹>은 조선시대 후궁으로 아들을 왕위에 올린 대비와 중전이 권력다툼을 소재로 어머니의 자식 사랑과 형제간 우애를 주제로 한다.
조선 시대 왕권이 강하지 못한 시절에는 중전의 외척세력 혹은 대비가 가지는 정치 권력이 나라를 좌우하기도 했다. 첫 번째 등장하는 창빈 안씨, 인빈 김씨는 내명부, 특히 후궁이 궁에서 차지하는 정치적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는 적통 계승이 엄격하게 지켜지지만, 제11대 임금 중종의 후궁 창빈 안씨의 손자 하성군이 제14대 임금 선조로 등극하며 처음으로 방계에 의한 왕위가 계승되었다. 선조는 조선 최초로 왕의 아들이 아닌 왕의 손자가, 후궁에게서 얻은 왕자의 아들이 왕위에 오른 사례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이야기는 얼마 전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다루었던 정조와 의빈 성씨, 성덕임의 이야기이다. 왕의 가장 큰 의무는 왕조가 존속하도록 왕자를 생산하는 일이었다. 왕도 후궁을 진정으로 사랑한 사례를 두 명 소개하는데, 첫 번째가 희빈 장씨, 장옥정이고 두 번째가 의빈 성씨, 성덕임이다.
희빈 장씨는 표독하고 악녀의 이미지를 대표했지만, 이 책에서는 노론에 의해 장옥정이 폄훼되었던 이유를 그녀의 출신에서 찾는다. 양반 사회였던 조선에서 장옥정의 친가는 역관으로 거부가 되었고 외가는 일본과 상업으로 돈을 벌었던 거상 가문이었기에 노론의 관점에서 그녀의 신분 상승은 마뜩잖아 보이는 것은 이해할만했다.
성덕임과 정조의 이야기는 덕임이 정조의 고백을 거부하는 이유와 중전과 혜경궁 홍씨와 허물없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던 사연이 눈에 들어왔다. 왕궁은 출세의 상징이지만, 한편으로 어린 나이에 들어서면 좀처럼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감옥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 속에서는 온갖 정치 권력의 암투와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권력다툼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아홉 살 열 살이 된 어린 소녀가 부모에게서 떨어져 궁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떤 의미였을지 당시 그들의 처지에서 헤아려보기가 쉽지 않다.
조선 시대 왕궁 생활을 지탱하는 것은 궁녀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궁녀의 수는 인조 임금 대에는 230명이라는 기록이 있으며 연산군 대에 이르러서는 1,000여 명이 넘기도 했다.
궁녀는 각시, 혹은 생각시로 불리는 견습 궁녀로 지내다 15년이 지나면 관례를 올린 후 정식 나인이 됐고 다시 10~20년이 지나면 상궁이 되었다.
궁녀는 ‘승은을 인생 목표로 삼았던 여자’라는 생각과 달리 조선 시대 궁녀는 자신이 맡은 보직과 경력을 쌓으며 승진하는 전문직 여성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정치를 요동치게 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지만 궁이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자신의 업무를 다했던 이들이 대다수다.
이 책에서는 전문직 여성 관리로 후궁이라는 최고의 반열에 오른 궁녀의 치열했던 일생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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