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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의 나라 - 문화의 경계에 놓인 한 아이에 관한 기록
앤 패디먼 지음, 이한중 옮김 / 반비 / 2022년 9월
평점 :
문화의 경계에 놓인 한 아이에 관한 기록
반비에서 출판한 앤 패디먼의 <리아의 나라>는 몽족 출신인 리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문화 충돌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며, ‘리아의 나라’는 1997년에 처음 출판된 도서이다. 앤 패디먼은 9년에 걸쳐 몽족 소녀인 리아와 관련한 사람을 인터뷰하고 미국 의사의 말을 듣지 않는 몽족 환자 가족과의 갈등이라는 주제를 다층적인 관점에서 드러낸다.
소설의 주인공인 리아는 뇌전증을 앓는 몽족 아이로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 온다.
Photo by Molydar SOUAMA on Unsplash
리아의 부모는 1975년 라오스가 공산 세력에 넘어가면서 살던 땅을 떠나 태국, 하와이를 거쳐 캘리포니아 머세드에 거주한다. 이들은 열세 번째 자녀를 바닥에 묻었고, 리아는 MCMC(머세드 커뮤니티 의료센터)에서 태어난 열네 번째 아이였다.
1982년 리아가 태어나고 3개월 되던 때, 리아는 문소리에 놀라 혼이 떠나버린 증상이 나타난다. 부부를 이를 ‘코 다 페이’로 보았다. 이는 몽족의 문화에서 ‘영혼에게 붙들리면 쓰러진다.’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뇌전증이다.
몽족 문화에서 뇌전증을 앓는 사람은 샤먼이 된다. 부모는 리아의 발작을 바라보며 걱정과 자부심이 교차했다.
리아는 MCMC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대발작을 드러내는 특발성 뇌전증에 폐가 굳어지는 현상으로 생명에 치명적인 상황이었다.
Photo by Simon Berger on Unsplash
문제는 미국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해 리아의 부모는 언어 문제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문화 차이로 불신과 불안이 떠나지 않았다.
리아의 치료과정은 몽족의 문화와 미국 문화에서 발생하는 문화충돌을 일으킨다.
몽족과 미국 전쟁 베테랑의 조화를 이루는 매체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그랜토리노’였다. 한국전 참전 베테랑인 주인공이 이웃집에 몽족 이민자 가족의 손자 타오를 갱단으로 구하고 우정을 가지는 내용이다.
사실 라오스 북부에 거주하던 몽족은 미국을 도와 라오스 내전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다. CIA의 도움으로 군사 훈련을 하고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을 도와 북베트남군의 전략물자가 라오스를 우회에 남베트남으로 전해지는 루트를 가로막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미국이 약속한 자치 지역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믿고 참전하지만, 전세는 미국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미군이 물러난 후 몽족은 베트남과 라오스에서 박멸당하는 신세에 처한다.
신분에 따라 루트는 다르지만, 몽족 이민자가 미국으로 난민이 되어 건너오게 된 배경에는 미국의 몽족에 대한 일종의 부채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
리아를 비롯한 몽족이 미국에 체류하며 문화 충돌을 경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두려움에 떨며 일자를 구하지 못하는 가족 구성원은 미국 사회의 낙오자가 되었다.
리아의 부모는 리아의 병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약에 쓰인 말도 복잡하고 의사가 알려주는 복용법을 이행하지도 못했다. 부부는 미국 의사의 처방에 따르기보다 몽족 문화에서 시행하는 치료를 위해 병원 처치를 따르지 않는다.
리아를 포함한 몽족이 미국에 체류하는 것은 문득 100년 전 하와이에 이민간 우리 선조가 떠올랐고, 현재 우리나라로 이민을 오려는 난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문화적 이질성은 타민족과의 조화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벽인가?
리아의 생존기를 보며 이는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을 가진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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