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그리기
신호철 지음 / 문이당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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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들의 다양한 외침!

 

문이당에서 출판한 신호철 작가님의 <원 그리기>는 9편의 단편 소설집이다제목에서 느껴지는 과학적 현미경을 통해 아프고 고통받은 주변인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그들의 심정을 전달한다이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며몸이 아프게 되었을 때 마음은 더욱 날카롭고 예리하게 작용한다우리 안에 내재한 욕망과 타인의 시선자아중독타락아름다움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은 한편이 우리가 처할 수도 있는 질병을 매개로 한다.

 

따라서 병원을 둘러싼 인물이 자주 등장하며 아마도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된 거로 짐작하게 된다.

 

문득 내 주변에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이가 들어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도 상당하지만 많은 이들이 병원에 정기적으로 내원하며 치료를 받는 사람은 없는지 궁금했다.

 

누군가는 작은 사연이지만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며 주변인에게 알아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웃에 대해 그동안 귀를 닫고 눈을 가리고 있었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Photo by Milad Fakurian on Unsplash

9개의 단편 중 몇 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관측 가능한 불두덩의 중력장>은 사이비 교단에서 펼쳐지는 여성 신도의 생존기를 그린다불두덩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말이고매력적인 여성 신도 주변에 교주들은 북적거린다사회생활에 별다른 미련이 없는 주인공은 교단에서 다른 여성들과 일과를 보내며 교주와 보내는 시간에 만족하며 오히려 그들은 자신의 매력으로 조련한다.

 

<슈뢰딩거 고양이>에는 취업에 실패한 주인공이 등장한다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청년 실업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공시생으로 고시원 생활을 하다가 시험에 포기한 주인공의 생존기를 다룬다시험의 실패로 주인공의 자존감은 떨어지고 음식을 통해 불안을 다스린다더불어 거대해진 몸은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 하게 해 그는 불면의 밤을 지새운다.

 

<원 그리기>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오빠와 연놀이를 하다 나무에 걸린 연을 가져오려는 오빠가 떨어져 평생 휠체어에 지내야 하는 장애를 가지게 된다오빠에 대한 책임감과 생활력은 없고 돈만 쓰게 되는 오빠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위내시경을 하기 위해 인근 도시로 갔다가 내시경을 마치고 이동하는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 통증을 느끼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이다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이다저쪽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도중에 있는 것도 위험하며뒤돌아보는 것도 위험하고벌벌 떨거나 멈추어 서 있는 것도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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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한 사람은 자신의 줄을 잘 조종하지만줄을 조종하지 못하고 끊어내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작가는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양가의 감정을 세밀한 관찰로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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