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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워크 -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
탠시 E. 호스킨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8월
평점 :
당신의 신발이 들려주는, 신발에 숨겨진 불평등과 위태로운 삶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
소소의책에서 출판한 탠시 E. 호스킨스의 <풋워크>는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탠시 E. 호스킨스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이다. <가디언>, 알 자지라, <i-D>와 <i>지에 방직 및 의류와 제화 산업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방글라데시, 케냐, 마케도니아 등지를 방문하고 영국 버밍엄의 위성도시인 솔리헐의 톱숍 창고에도 다녀왔다. 첫 책인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는 엠마 왓슨의 ‘궁극의 책 목록’에 올랐다.
[ 풋워크 책날개 중 ]
Photo by REVOLT on Unsplash
저자는 패션 아이템과 자본주의의 상관관계에 정밀한 연구를 수행했다. 신발 이전의 품목은 의류였다. 우리는 지금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옷을 입고 버리고 있다.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에 이어 신발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인간이 신고 버리는 신발에 관한 메커니즘을 밝히는 저자의 노력은 광범위하고 충격적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는 매일 6,600만 켤레의 신발을 만들었다.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242억 켤레라는 무지막지한 신발이 만들어지고 또한 상당 부분은 버려졌다.
지금 나의 신발장을 열어보아도 과거와는 달리 많은 수의 신발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신발을 닿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새롭게 마음에 드는 신발을 사게 되면 이전의 신발을 버려서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Photo by Nicola Styles on Unsplash
짐작할 수 있듯이 지구촌 수많은 사람은 제대로 된 신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시리아, 튀르키예의 난민들과 빈민들의 실상을 고발한다. 누군가는 한정판 신발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오픈런을 하고, 누군가는 한 켤레 신발을 구하기 위해 맨발로 쓰레기장을 뒤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누군가는 생산의 일선에 매달려야 하고, 누군가는 소비에 열중하게 만든다.
패션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은 2019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2조 5,000억 달러라는 수익을 오려 세계 최대의 산업 중 하나로 등극했다. 나이키를 필두로 판매점인 월마트의 GDP는 중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GDP를 넘어선다. 이들은 국가라면 가질 수 있는 규제를 피하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생산설비를 효과적으로 갖출 수 있는 지역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내가 사는 도시도 신발 산업으로 흥망성쇠를 맛보았다. 나이키의 OEM 업체가 되어 매출액을 늘리면 비즈니스에 순풍이 달린 것처럼 여겨졌던 때도 있었지만, 공장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곳이 나타나면 옮겨버렸다.
Photo by Jason Briscoe on Unsplash
저자는 242억 켤레가 만들어지는 생산시스템을 분석하고 디자인이 있는 원청회사에서 하도급으로 내려가다 보면 결국 공급 사슬을 떠받치고 있는 비밀의 기둥, 즉 재택 노동자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공장 노동자에서 밀려나면 온 가족이 신발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해야 하는 재택 노동자는 유해한 환경에서 장시간의 노동을 제공하고 있다.
지구촌에서 신발을 제대로 사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살펴보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신발을 만들기 위한 가죽을 생산하기 위해 수십억 마리의 동물이 희생되고 있으며, 노동자의 평균 수명이 50세에 불과한 방글라데시의 무두질 공장에 관한 이야기도 충격적이다. 신발을 만드는 역사에서 여성이 겪어야 했던 차별을 서술한 점도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 당연하게 구매하고 사용한 신발의 이면에는 이토록 놀라운 생산의 그물망을 채우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의 땀이 있었다.
빈곤과의 투쟁에서 나온 아사드 레흐만은 말한다.
“우리는 한 시스템 안에 있습니다. 유색인종과 가난한 사람들은 이윤을 위해 희생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경제 시스템이죠. 우리는 기업과 거대 기업의 이익이 보통 사람들의 이익보다 우선시되는 시스템 안에 살고 있습니다.” (274쪽)
자동화, 기계화된 공장에서 신발이 만들어지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나에게 <풋워크>는 신발에 관한 총체적인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했다.
신발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풋워크>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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