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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 - 인간에서 동물로, 로봇에서 바위로 다양한 존재를 껴안는 새로운 시대의 권리론
윌리엄 F. 슐츠.수시마 라만 지음, 김학영 옮김 / 시공사 / 2022년 8월
평점 :
인간에서 동물로, 로봇에서 바위로 다양한 존재를 껴안는 새로운 시대의 권리론
시공사에서 출판한 윌리엄 F. 슐츠·수시마 라만 공저자의 <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는 권리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를 다루고 있다.
두 공저자는 하버드 케네디 스쿨 카 인권 정책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과 상임 이사로 인권, 박애주의 활동, 사회정의 구현 등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권리는 왜 변하는가?
우리가 누리는 권리는 매우 타당해 보이고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획득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권리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며 일관되거나 영원하지도 않다. 시대가 변하면 권리도 변한다.
저자는 인권을 포함해 권리를 획득하는 과정과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대상을 확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회가 존재한다. 여성의 인권에 부상하기 이전 여성의 존재는 부당한 시선을 견뎌야 했다. 여성이 참정권을 획득한 것은 100여 년 남짓이다.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1948년이래. 세계는 인권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눈을 떴다.
한국에서는 여성 인권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나타난 호주제 폐지와 낙태죄 폐지, 시집간 딸이 친정 일에 관여할 자격이 주어졌다.
여성과 더불어 성소수자의 인권은 더욱 참담한 상태였다. 초창기 동성애자 권리 옹호 단체가 1950년에 설립되었고, 2001년이 되어서야 동성 간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Photo by Brett Jordan on Unsplash
첨단 기술 시대의 사생활
기술의 발달은 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하기에 충분한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는 공공장소에 안면 인식 장치를 설치하고 시민들을 감시하며 마스크 착용 및 발열 여부 등을 확인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은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내려다보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에게 즉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경고한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 쇼샤나 주보프 명예교수는 <감시 자본주의 시대>를 통해 21세기 인터넷기업들의 사업 모델이 단순히 새로운 광고 수익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의 출현이라고 주장한다. 감시 자본주의란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내역을 감시해 데이터를 추출하고 변환하고 활용해,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메커니즘을 말한다.
정부의 감시 프로그램은 우리가 어느 가게를 이용하는지, 어떤 제품을 구입했는지, 어떤 종교단체를 지지하는지 모든 것을 마음만 먹으면 확인할 정도에 이르렀다.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마사 누스바움은 존엄한 삶의 핵심이 되는 역량을 상당 부분 훼손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는 스스로 운명을 통제하고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Photo by Daniel Quiceno M on Unsplash
동물의 권리
동물의 권리를 부여받는다는 개념은 많은 인간이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다. 인간이 지구에서 우월한 종이라는 인식이 당연하게 여겼는데, 타자로서의 다른 동물 종을 우리는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인간이 동물에 대한 차별적인 생각은 오랜 역사가 있다.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에서 보이듯 아리스토텔레스의 “친애는 인간인 한에서 생각할 수 있다”라는 논증은 인간의 지배적인 의식이었다.
우리가 반려동물을 아무리 사랑해도 위기 상황이 닥치면 인간과 동물 중 인간을 먼저 구할 것은 당연해 보인다.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도덕적 비난과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도 인간을 먼저 구조할 것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인간과 동물의 유사성이 점점 더 뚜렷해지면서 소유물로서의 동물이 아니라 동물이 정당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75년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은 인종차별이나 성차별과 마찬가지로 ‘종차별’도 경계해야 할 차별이며, 고통을 피하는 경향과 같은 이익에 관심을 갖는 모든 피조물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터 싱어의 가장 큰 공헌은 ‘종차별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일상적 인간중심주의를 중단시키고, 평등한 이익고려라는 도덕적 이념의 권리요구 아래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수립한 것이다.
저자는 권리의 확장이 로봇과 무생물에 이르도록 조망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에 관한 권리론은 조만간 우리가 합의를 거쳐야 할 점이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이에 더 나아가 강이나 산과 같은 ‘자연의 권리’를 언급한다. 우리는 자연의 권리를 다루게 될 때 인간중심주의에 입각해 인간에게 이로운지를 판단하는지 경계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는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광범위하고 ‘권리’를 부여할 대상과 영역을 한계를 두지 않는다. 권리에 대한 인식과 미래의 권리의 확장성에 관해 궁금하신 분은 <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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