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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평점 :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스웨덴 여성 청소노동자의 순수한 인간적 기록
교유서가에서 출판한 마이아 에켈뢰브의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는 스웨덴의 한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이다. 솔직히 저자가 나와 같은 나이때 느끼는 인생의 소회와 사회적 신분에 관한 고민을 토로한 글이라 많이 공감되었다. 스웨덴의 복지 천국이라 하지만 사회적인 신분의 구별은 어느 정도 존재하는 듯하다.
Photo by Gil Ribeiro on Unsplash
1918년생인 저자가 1965년에서 1969년까지 일기이고 가장 중심이 되는 해는 아무래도 67년에서 69년까지다. 이때는 전 세계 국제정세가 요동치던 때이다. 파리에서 시작한 68혁명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며 노동 소요로 번지고, 미국과 베트남 전쟁은 연일 신문 지상의 메인을 장식했다.
우리나라 뉴스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 푸에블로호 사건에 관한 내용이었다. 여성 청소노동자라고 무시하는 눈길도 있지만, 저자는 글쓰기와 문학 작품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국제 뉴스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혼 후, 마흔이 되기 직전 남편과 이혼하게 되어 5명의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무능력을 실감한다. 아이들이 생활의 경제적 어려움을 감당할 준비가 되길 기다리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확실히 가난한 사람들은 스웨덴에서 잘 살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임금소득자와 저임금소득자 사이의 차이는 너무 크다. 스웨덴에서 사회보호대상자가 되려면 양심 없이 태어나야 한다. 사회복지과에 가는 일을 짜증나고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174쪽)
시청과 군청에 개선할 사안이 있으면 투고를 통해 자기 생각을 제안하고, 책을 통해 성찰한 내용을 일기에 남김으로써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
공부를 병행하며 일기를 통해 마침내는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로 스웨덴의 출판사 공모전에 당선되고 손꼽히는 문학상을 받으며 마침내 스웨덴의 1,000대 고전에 이름을 올린다.
Photo by Catalina Johnson on Unsplash
일기를 통한 글쓰기의 힘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스웨덴은 ‘얀테의 법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얀테의 법칙’은 내가 상대방보다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스웨덴의 경우 민주적 사회주의가 국가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에 공동체 내에서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내가 뛰어나서 특별한 것보다 평범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북유럽의 복지천국 스웨덴에서도 누군가는 하기 싫어하는 일을 묵묵히 하며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이를 온전히 기록하고 후대에 전하는 저자의 일기가 눈에 들어온다. 청소노동자라고 시를 쓰고, 셰익스피어를 논하고 버트런드 러셀을 이야기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세상이 가지고 있을 편견에 일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남기며 성장하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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