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말들 - 인생에 질문이 찾아온 순간, 그림이 들려준 이야기
태지원 지음 / 클랩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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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질문이 찾아온 순간그림이 들려준 이야기

 

클랩북스에서 출판한 태지원 작가님의 <그림의 말들>은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명화 에세이다참 따뜻하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어른이 되면 자기만의 주관을 가지고 많은 문제에 관한 확실한 대답이 있을 거라는 예측과는 달리 어른도 수많은 갈등과 판단의 갈림길에서 우왕좌왕한다.

 

작가님은 그림 보는 걸 좋아하고 지식의 부스러기를 모아 글로 엮어내는 걸 즐기는 사람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약 10년간 사회 교사로 근무하며 경제·사회문화·역사 등의 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5년간 남편을 따라 중동에서 살다가 귀국했다.

그림의 말들 책날개 중 ]

 

          Photo by Birmingham Museums Trust on Unsplash

이 책은 중동으로 가기 전그리고 그곳 생활에서 작가님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자신의 생활기반이 완성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알아야 할 것들이다.

자신이 미술에 관한 재능이 없다는 주위의 평가에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미술 스타일을 완성한 알폰소 무하는 우여곡절을 거치며 성공의 반열에 오른다체코의 모라비아 출신인 그에게 고향과 조국은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성공한 후 고향에 돌아가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다룬 연작시를 그린 무하는 독일의 고문을 겪게 된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저자는 대학 수시에 떨어졌을 때 슬픔에 빠졌지만 불합격한 덕분에 다른 대학에 붙게 되었고 절친한 친구를 만났다남편의 해외 취업을 했을 때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했지만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삶을 주체적으로 주도하던 것과는 달리 글과 말이 능숙한 남편에게 의지하는 생활에 마음이 힘들기도 했다.

 

잘못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던 해외 생활의 돌파구는 글쓰기였다.

 

인생에 마주하는 사건 대부분은 완벽하게 좋은 일로도나쁜 일로도 해석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좋음과 나쁨의 카테고리는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다. (36)

 

책에서 다루는 사례는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왜 이런 걸까?’ 생각해 보니 작가님의 사용하는 문체가 사람을 편하게 하며 그의 말투가 잘 묻어나온다따뜻하고 독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때로는 쿠엔틴 마시스의 <대부업자>, <세금 징수업자>에서 다루는 이야기처럼 자신이 기고한 글에 대한 출판사의 입금이 되지 않았을 때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공감되었다단호하게 말하기에는 에 대해 연연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는 않을까 고민하는 모습이 마치 나의 모습처럼 다가왔다.

 

다른 사람의 비평에 자신만의 트롱프뢰유’ 기법을 사용한 페레 보렐 델 카소의 <비평으로부터의 탈출>은 기억에 남는다비평가들은 트롱프뢰유 기법은 잔재주나 장난 같은 눈속임으로 취급해 델 카소의 그림 역시 다양한 비판을 받았다.

 

이 모든 비평으로투터의 탈출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 댄 델 카소의 트롱프뢰유 기법은 오늘날 트릭 아트라는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다.

 

               Photo by Kaizen Nguy?n on Unsplash

책에서 다루는 마지막 작품은 윌리엄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의 마지막 항해>이다바람의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증기 시대에 바통을 넘겨주는 전함 테메레르의 위용은 산업혁명 시대를 관통하던 전환기 영국의 자화상이다. 64세의 터너는 이를 섬세한 감각으로 포착해낸다퇴역하는 테메레르의 허옇게 노쇠한 몸체를 견인하는 증기선 항로는 붉게 물든 석양의 온기로 가득하다.

 

<전함 테메레르의 마지막 항해>를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고이 작품은 007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마지막 자신의 영광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테메레르의 마지막 항해가 마지막에 방점을 찍는 평가와 달리 작가님은 이것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로 해석하는 점이 마음에 와닿는다.

 

거대한 함선은 해체된 뒤 다른 배나 건축물의 재료땔감으로 쓰일지 모르지만이 과정을 통해 배는 또 다른 정체성을 얻을지도 모른다위용의 시대는 끝났으나 생의 겸허함을 배운 뒤 얻어낸 새로운 정체성어쩌면 테메레르호는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지 모르겠다. (327)

 

미술에 친숙해지고 작품과 작가의 당시 상황을 알면 알수록 그림을 통해 위로를 얻는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미술에 관심을 가지거나 마음이 불안한 사람에게 <그림의 말들>을 추천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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