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란 - 오정희 짦은 소설집
오정희 지음 / 시공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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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작가한국 여성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가 오정희의 삶과 사유가 투영된 소설.

 

시공사에서 출판한 오정희 작가님의 <활란>은 단편 소설집이다작가님에 대해 알게 된 사연을 말하자면 언젠가 영어 공부를 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가 영어로 번역된 한국 작가의 소설을 찾아서 대조해 읽어보는 게 좋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식을 듣고 영어권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는 한국 작가님들은 어떤 분인지 궁금증이 일었다이문열황석영박경리박완서신경숙한강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님들의 작품이 목록에 있었고 ’, ‘중국인 거리’, 단편 소설집 등 다수의 작품을 가진 오정희 작가님의 작품을 확인하고 꼭 작품을 찾아보고 싶었다.

 

마침 <활란>에 담고 있는 42편에 달하는 단편 작품으로 한국어의 유려함과 아름다움을 다시 알게 되었다이번 활란은 40대 여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시대적으로는 80년대, 90년대가 떠오르는 작품이 다수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지만정작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여성의 인생에 많은 영역을 희생하거나 포기해야 한다소설 속 주인공들은 결혼으로 인해 굴곡 돼버린 목표와 희생되어버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여성의 서사가 주를 이룬다.

 

때로는 아파트 옆집 아주머니의 반상회에서 들을 수 있는 온갖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이야기로 등장한다.

 

제목인 <활란>은 이화여대 김활란 박사를 부모 세대의여성으로서 당당히 선 선각자의 표상으로 생각해 딸에게 활란이라는 이름을 물려주었다김활란 박사의 믿을 수 없는(?) 친일행각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이 근래의 일이다 보니 활란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하고 반신반의한 생각이 들었는데여전히 확인하고 싶은 내용이 있었다.

 

                Photo by Artem Kovalev on Unsplash

가정에 있어 부수적인 존재로 아이들이 자라며 어미를 수족처럼 부리려 드는 상황과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다는 생각에 주부라는 역할에 매몰되어 버린 주인공은 생활 속에서 권태와 우울을 느낀다. (나는 누구인가에서)

 

40세가 되면 동창회에서 졸업 20주년을 맞아 연락이 온다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흑역사를 떠올려 잊고 싶었던 기억을 애써 떠올린다학창 시절 좋아하던 선생님을 마음에 둔 일상위권이라고 생각했던 성적이 그렇지 않았다는 친구의 이야기는 그 아이의 별명이 떠오르며 해프닝이 된다. (고장 난 브레이크에서)

 

가족의 출근에서 식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은 해내는 주인공은 출근하는 남편이 찾고 있던 양복을 세탁소에 맡긴 뒤 깜빡 잊어버렸다남편은 호통과 함께 아내의 역할에 대해 소리치지만주인공은 자신이 아니면 집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건망증에서)

 

회사 생활과 이사를 통해 자산을 증식한 부부는 이제는 중산층이 된 듯한 느낌이다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라 비난하지만어느덧 친구들과 필드에 머리를 올리러(?) 가는 남편의 중산층의 취미 생활에 냉소를 짓는 아내 이야기. (떠 있는 방에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40대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활란>은 재미있다콩트 형식의 글이 과거 회사의 사보가 유행이었을 때는 자주 소개되었다고 한다짧은 글 속에 반전을 선사하는 작품은 작가의 위트를 느낄 수 있고 아름답고 유려한 한글 문장의 묘미를 알고 싶다면 <활란>을 추천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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