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노동

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나의 삶과 일에 진짜 혁신을 가져올 근본적 질문들

자음과모음에서 출판한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공저자의 <가짜 노동>은 노동에 관한 근원적 질문과 ‘가짜 노동’의 금기를 깨고 일과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도서이다.

이 책은 특히 직장인에게 개인과 회사의 근로계약이 맺는 진정한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현재 한국에서 시험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주4일제 근무를 목전에 두고 ‘가짜 노동’을 적시하는 의미 있는 도서이다.

데니스 뇌르마르크는 1978년 덴마크에서 태어나 오르후스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를 받고 노동, 정치, 문화에 대한 강사, 컨설턴트, 비평가로 일했다.

아네르스 포그 옌센은 1973년 덴마크에서 태어나 오덴세 대학교에서 철학으로 석사를 받고 파리1대학(소르본)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예술문화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저자는 근로조건이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동자를 배려하는 덴마크에서 ‘가짜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일전에 다큐멘터리로 시청한 덴마크 근로자는 자신의 근무 시간에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퇴근 시간인 오후 4시가 되었을 때 가정의 일원이 되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직장인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오랜 근무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으며, 저녁 이전에 가정으로 돌아가는 직장이 많이 없는 거로 알고 있다. 나 역시 이제는 직장 생활을 그만둔 지 20년이 넘어 요즘 분위기를 모르지만, 아직도 많은 근로자는 ‘가짜 노동’에 매달리고 있는 거로 짐작된다.

‘가짜 노동’은 무엇인가?

가짜 노동의 개념을 살펴보기 이전에 우리는 직장에서 ‘텅 빈 노동’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빈둥거리기, 시간 늘리기, 일 늘리기, 일 꾸며내기’ 등 생산적인 일을 저해하는 시간 보내기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가짜 노동’은 ‘텅 빈 노동’보다 더 다양한 상황을 포함한다.

명령받은 업무, 조직에서 요구하는 업무, 노동과 비슷한 노동이 아닌 업무를 포함하는 주도적으로 하는 일 없이 바쁘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모든 노동을 저자는 ‘가짜 노동’으로 정의한다.

가짜 노동의 실체를 이해하고 자신의 하고 일의 의미를 찾아 근로 시간을 줄여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직장인이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출퇴근 시간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신이 하는 일의 회사에서 처리할 때보다 빠르게 처리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지식노동자 혹은 IT 기술자로 근무하는 많은 직장인은 재택근무가 끝나고 회사로 복귀했을 때 이전에 당연하게 생각한 업무 환경이 낯설어 재택근무와는 달라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기업은 이제 다양한 근로조건을 실험하기에 이르렀다. ‘가짜 노동’ 시간을 최소화해 주4일 근무가 가능하지, 생산성은 어떻게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저자는 주4일 근무를 시행하는 회사를 방문해 직원과 관리팀, 경영자가 느끼는 주4일 근무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인터뷰하고 직원과 기업의 의견을 전달한다.

개인은 직장을 통해 생계를 마련하고 자아실현을 꿈꾼다. ‘가짜 노동’의 의미를 새기고 이를 공론화해 직장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생산성 있는 활동으로 바꾸는 게 시급해 보인다.

특히, 장기간 노동을 당연시하는 한국의 직장인에게 ‘가짜 노동’이 인생의 의미를 퇴색하게 하는 건 아닌지, 어떻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제안한다는 점에서 <가짜 노동>에 관해 사회적으로 토론할 시점이 된 것 같다.

한국인의 행복 지수를 올리는 방안 중 하나는 직장과 가정의 균형 있는 시간 배분에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짜 노동>이 지금 한국 사회에 던지는 제안은 상당히 시의적절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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