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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볼루션 - 어둠 속의 포식자
맥스 브룩스 지음, 조은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7월
평점 :

“레이니어의 빅풋(사스콰치)들이 자행한 처참한 대학살기”
하빌리스에서 출판한 맥스 브룩스의 <데볼루션>은 괴수와 대적하는 인간의 생존 스릴러물이다. 제목인 데볼루션(Devolution)은 권력의 이양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로 인간과 자연의 역학관계, 위기를 대면하는 인간 집단의 권력 관계가 변화함을 중의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짐작된다.
저자는 브레드 피트가 주연한 좀비 영화 <월드워Z>의 원작 소설 작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 <데볼루션>도 영화로 만들어져도 충분히 재미있을 작품이었다. 호러 스릴러 물이라 15세 관람이 가능할 정도의 폭력성과 잔인함이 들어있다.

소설은 미국 워싱턴주 레이니어 산 일대의 친환경 자급 마을인 그린푸프에서 벌어진다. 액자식 구성으로 그린푸프를 입주자 프랭크 맥크레이가 퇴소하며 자신의 여동생 케이트 홀랜드를 추천해 홀랜드 가족의 이주로 시작된다.
화산 폭발이 정리되고 구조대가 그린루프에 도착했을 때 마을은 모두 파괴되었고, 입주자는 잔혹하게 살해되었다. 그린루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미궁에 빠진 채 케이트의 일기가 발견되었다.
9월 22일에서 10월 17일까지 열일곱 개의 일기를 남기고 케이트는 사라지고 13개월째 실종 중이다.
레이니어 산을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시애틀의 마비된다. 시민 폭동이 일어나 교통은 통제되고 도시는 혼한 상태에 빠져 고립된 그린루프에 구조의 손길을 미치지 못한다.
그린루프는 토니 듀런트의 설계한 친환경 에너지 자급 마을도 6가구 11명이 현재 입주하고 있다. 입주자 면면은 다음과 같다.

듀런트 부부 : 토니 튜런트와 이베트 튜런트는 요가 강사로 그린루프의 실질적인 지도자 역할이다.
홀랜드 부부 : 주인공인 케이트 홀랜드는 남편인 댄 홀랜드와 오빠의 권유로 입주했다.
부스 부부 : 빈센트 부스는 60대 의사이고 아내 바비 부스는 가정주부다.
퍼킨스-포스터 부부 : 이들은 레즈비언 부부로 딸 팔로미노라는 로힝야 부족 출신의 딸을 입양했다.
독신 가구 : 알렉스 라인하르트는 <루소의 아이들>저자로 지식인이다.
모스타르 : 나이 많은 여성 예술가로 소설을 영웅이다.
이들 열한 명은 사회에서 중상층의 삶을 살아가며 자연 친화적이며 도시와 자연의 장점을 고루 갖춘 그린루프에 정착한다. 케이트는 산책을 하던 중 우유가 상한 냄새를 맡게 되고, 레이니어 화산이 폭발해 빅풋(사스콰치)가 존재함을 알게 된다.
소설은 인간의 육체적인 능력을 넘어서는 괴수를 만났을 때, 인간 군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그리고 있다.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빅풋 신화를 차용해 이들이 인간의 주거지에 침입했을 때 대응하며 드러나는 인간의 이중성을 주목한다.
자신의 신념에 매몰돼 괴수와의 조화를 꿈꾸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믿는 인물도 존재한다. 위기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인물에 의해 입주자들은 괴수와의 대결을 준비하고 목숨을 유지한다.
대단히 몰입해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고, 중간중간 케이트의 오빠인 프랭크와 나바호족 출신의 산림 감시원 조세핀 셸의 인터뷰로 진행 상황을 소개한다. 초반의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가 마칠 때면 드디어 사스콰치와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세계 곳곳의 소수민족에 주목한다.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족, 미국의 원주민 나바호족, 그리고 주인공인 모스타르가 상징하는 유대인이다.

모스타르를 이해하는 곳도 이 소설의 소득이다. 주인공 모스타르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지역)에 정착한다. 그곳에서 그는 세르비아로부터 인종청소를 경험한다. 그녀의 작품은 모스타를 기념하기 위해 유리 제품을 세공하고 이름도 개명한다. 모스타르의 작품은 사스콰치의 침입을 막고 물리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모스타르는 과거 동로마 서로마의 중간지대였으며 오스만 시절에는 술탄의 혜택으로 이슬람, 정교, 기독교인이 모두 평화롭게 지냈던 시기도 상당하다. 어느 순간 평화로웠던 이웃은 적으로 변신해 사정없이 서로 죽이는 시기가 1990년대 보스니아 세르비아 내전 때 발생했다.
또한 작품에서 모스타르는 주인공 케이트와 댄의 성장을 돕는 인물이다. 인간이 위기에 빠졌을 때, 어떻게 변하며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과 스티븐 킹의 스릴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맥스 브룩스의 <데볼루션>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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