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날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4
카롤린 라마르슈 지음, 용경식 옮김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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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한 마리가 고속도를 질주하는 순간 삶의 실상이 모두 드러났다.

 

열림원에서 출판한 카롤린 라마르슈의 <개의 날>은 삶의 진실을 포착하는 순간에 관한 6개의 시선을 그리는 단편 소설이다이 작품은 열림원의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의 네 번째 책으로 저자는 <개의 날>로 각종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카롤린 라마르슈는 1955년 벨기에 리에주에서 태어났다로망어문헌학을 공부한 뒤벨기에와 나이지리아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쳤다. 1990년대 초 글쓰기에 전념했으며, 1996년 첫 장편소설 개의 날을 출간하여 벨기에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빅토르로셀상을 수상했다.

개의 날 책날개 중 ]

 

하나의 사건을 마주한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천차만별이다어느 날 고속도로에서 마주한 버려진 개를 바라본 여섯 명은 각자의 내면에 잠재된 고통의 순간을 마주한다인간은 고독한 존재다태어날 때부터 고독한 존재로 태어나고 생의 마지막도 홀로 보낸다.

 

고속도로를 중앙분리대를 달려가던 개는 주인에 의해 버려졌다.

 

<트럭 운전사 이야기>는 신문 잡지에 사연을 보내는 트럭 운전사의 실존에 관한 글이다자신이 꿈꾸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상상하며 사연을 보낸다자신이 하는 일을 들으려는 사람은 없지만 매일 일상에서 소소한 변화를 눈치채며 넥타이 매고 양복 입는 사람은 보지 못한 경험을 하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언젠가 자신의 가족이 생겨 아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개의 모습을 눈여겨본다.

그는 채식주의자가 된 사연을 보내고 동물 보호와 사랑하는 가상의 아내에 관해 글을 썼다잡지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그녀가 마음에 들지만 결국은 자신은 혼자라고 체념한다.

 

<천사와의 싸움>은 교구를 관리하는 사제이야기다그는 매일 아침 꿈을 기억한다성서 이야기 중 천사와 야곱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인간에 대해 새로운 면을 보게 된다어느 날 고속도로에서 개를 본 순간나를 기다리는 이름이 섬광처럼 머리에 떠올랐다미친 개길 잃은 개질주하는 개뒤쫓고 있는 죽음그것은 바로 그의 모습이었다.

 

수도원은 교회의 마지막 보루다자신의 설교를 들으러 오지 않는 여신도를 생각하며 사제는 그녀를 찾고자 한다삼십 년 전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사제는 그녀를 봤었다그녀의 모습은 고속도로에서 달리고 있는 개의 이미지였다사제가 조약돌 두 개를 발견해 그녀의 모습을 애타게 갈망하고 마침내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페스트에 걸려 죽을 운명이었다마치 고속도로에서 질주하던 개가 죽어 분해되는 것처럼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했다.

 

<생크림 속에 꽂혀 있는 작은 파라솔>은 육 개월쯤 전에 고속도로에서 달려가는 개를 보았던 여인의 이야기다개는 버림받은 충격과 공포감으로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마치 자신의 느끼는 감정을 개는 고스란히 느끼고 아팠다는 것을 알았다개를 마주한 날 그녀는 남자와의 결별을 예정하고 있었다남자와의 만남은 언제나 쾌락으로 폭발했다그녀는 이제는 자신이 생각한 무한한 사랑을 처분하기를 원했다동시에 남자도 개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삶은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이다인간은 고독하다는 명제를 저자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를 통해 섬세하게 드러낸다이러한 진실은 신의 명을 따르는 사제도 온종일 몸으로 일을 하는 트럭 운전사도 자신의 사랑을 벗어나려는 여인에게도 똑같이 작용한다그들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개를 마주한 한순간내면이 가라앉았던 진실을 끄집어내게 된다.

 

우리의 삶은 고통을 마주한 순간에도 이를 받아들이고 죽음보다 삶을 선택하고 살아간다우리는 질주하듯 숨 가쁜 일상을 살아가지만 한 번쯤 자신의 고통은 무엇인지 고독은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의 날>은 고속도로에 달려가는 개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연의 고뇌를 다양한 관점에서 그리고 있어 사색하기에 좋은 소설 작품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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