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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평점 :
영미 문학의 거장이 써내려간, 시대를 품은 시의 향연
소소의책에서 출판한 존 캐리 교수의 <시의 역사>는 제목 그대로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시의 세계를 알아본다.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이다. 자연과 인간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감흥과 생각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표현하는 시는 유구한 역사가 있다. 글을 길게 써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함축적인 표현을 사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저자는 역사의 발전과 함께 발달한 시의 세계를 소개한다.
존 캐리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비평가, 도서 평론가, 방송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 시의 역사 책날개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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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인간이 만든 가장 오랜 문학의 형태이다. 인쇄 문화가 발달하기 전 그리스·로마에서는 시를 통해 이야기를 전했다.
시란 무엇인가? 시와 언어의 관계는 음악과 소음에 견줄 수 있다. 기억에 남고 가치를 부여받도록 특별히 지은 언어가 시이다. 인간은 수 세기 동안 수많은 시를 만들었지만, 다수는 까맣게 잊혔다. 저자는 우리에게 기억에 남은 의미 있는 시를 시대별로 소개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이다. 4,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어진 시다. 이 시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글자로 점토판에 새겨져 보관되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권능과 명성을 지닌 자도 죽음 앞에서는 한낱 인간일 뿐이며 모두가 평등하다는 교훈을 남긴다.
다음으로 우리에게 의미 있는 시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이다. 여러 신화와 종교에서 신들은 인간 영웅들을 총애하거나 박해하고, 인간 영웅들은 괴물과 싸우고 죽음의 영토인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산 자들의 세계로 돌아온다. 이런 모티프는 호메로스를 거쳐 서양의 시가 상상한 우주에 녹아들었다.
시가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게 전해지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성경이다. 성경은 구전되어 오던 시를 정리해 기독교의 경전이 되어 서양의 문화를 구성하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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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를 지나 중세 유럽의 시인을 필두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시인을 돌아본다. 가장 의미 있는 시인은 단테다.
단테는 세 명의 안내자에게 인도되어 지옥과 연옥, 천국을 돌아보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정화되어 가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신곡>은 가톨릭교회의 교화서라고도 할 수 있다.
독일은 대표하는 시인은 괴테다. 그는 2부작 비극인 <파우스트>를 썼다. 작품의 서두에 신은 사탄의 대리인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의 일탈을 두고 내기를 한다. 신은 파우스트가 탈선할 리 없다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파우스트는 찰나가 영원히 이어지길 바랄 정도의 쾌락을 준다는 조건이라면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겠다고 한다.
19세기가 되면 유럽 문화는 파편화되기 시작했다. 1871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프랑스가 무참하게 패배하자 유럽의 지도가 권력 지도가 불길하게 재편되었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사치와 호사를 사랑하고 당연히 자신이 누려야 할 몫이라고 여겼으며 민주주의가 ‘부조리’하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시가 음악처럼 기억에 남고 가치를 부여받도록 특별히 조직한 언어라고 말한다. 영어나 다른 언어로 된 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쉬운 일만이 아닐 것이다. 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의 섬세함이 필요한 만큼 저자가 담고 있는 영어로 된 시와 한글 해석을 보며 영어로 된 시 본연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언제부턴가 시를 읽을 때 시인의 감상에 공감하려 한다. 시인이 느낀 개인적인 감상과 역사를 바라보는 시인의 심상은 시가 쓰인 시간과 공간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존 캐리 교수는 <시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광범위한 문학 여행을 안내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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