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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 -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쌓이는 지식 탐사기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2년 7월
평점 :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쌓이는 지식 탐사기
섬타임즈에서 출판한 조이엘 작가님의 <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는 일상에서 접하는 사건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 내용을 전달하는 도서이다. 한 가지 큰 주제를 통해 연작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며 역사, 예술, 종교, 철학, 문학, 과학이라는 소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줘 읽으면 읽을수록 지식이 쌓이게 된다.
조이엘 님은 서울대에 입학해 하루 종일 먹고-놀고-자면서 젊음을 낭비하다가 ‘인생의 책’을 만난 후 독서인으로 변신했다. 주 전공은 인문학이지만 다른 분야, 특히 과학을 좋아한다. 그렇게 책과 함께 30년쯤 살아보니 세 가지 깨달음이 왔다.
첫째, 노안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온다.
둘째, 고전보다 유익한 책이 꽤 많다.
셋째, 인명재처(人命在妻), 사람의 운명은 아내에게 달려 있다.
[ 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 책날개 중 ]
그가 깨달은 세 가지를 보고 웃픈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현재 느끼는 감정과 너무나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작년 부터인가 노안이 와 안경을 맞춰야 하는지 고민 중이고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만 현대 도서 중에서도 고전에 버금가는 좋은 책들이 많다고 애써 위로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 인생을 바꾼 건 아내에게 달려 있다는 말에 평소에도 공감한다. 나는 아내가 아니었다면 어딘가 먼 곳에서 일하고 있을 확률이 다분하다. 그래서인지 조이엘 님이 들려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문학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게 다가왔다.
가장 먼저 들려주는 이야기는 프랑스의 최장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칼망 할머니 이야기이다. 재테크 도서에서 제법 언급되는 칼망 할머니 이야기는 90세의 귀족 출신의 칼망과 47세의 담당 변호사의 라프레와 맺은 비아제 거래에 관한 이야기다. 칼망은 자신이 가진 10억 원 상당의 집을 제외하고 현금성 자산이 부족했다. 변호사 라프레는 칼망의 살아생전 한 달에 400만 원이라는 생활비를 지급하면 칼망 사망시 그녀의 집을 상속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그녀는 70년 간 흡연을 했고 음주를 즐기고 당시 프랑스 여성의 기대수명은 81세 였기 때문에 라프레는 기대와 함께 칼망의 생활비를 지급했다.
문제는 32년이 지나는 동안 칼망은 건재했고, 라프레는 30년이 지난 77세에 사망하게 되었다. 라프레의 상속인 칼망에게 생활비를 지급하는 계약을 상속받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를 조이엘은 들려준다. 고흐와 만난 칼망에서부터 프랑스인의 효도 문화와 부모를 봉양하는 자녀의 심리, 라프레가 맺었던 계약이 낳은 나비효과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인이 사랑하는 고흐에 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 별과 적색 거성에 관한 이야기, 갭 투자가 한국 부동산에 미치는 불편한 진실, 연예인의 빌딩 투자가 가지는 부당함과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해 이야기한다.
연예인의 빌딩 투자 수익은 일반 국민의 피해와 연결된다는 논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과연 그의 주장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들은 일반인은 힘든 대출 규모 이상으로 건물가의 80%, 심지어 90%까지 대출로 빌딩 투자에 나선다. 개인 명의로 구매하던지 혹은 경기도에 법인 본사를 둔 법인 투자로 서울에 있는 건물을 구매해 세금을 절반으로 줄인다. 법인 본사는 월세가 낮은 공유 오피스에 등록한다. 구매한 건물에 영업하는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해 임대료를 터무니없이 올리든지 재계약을 거부해 임차인을 명도하고 은행 대출로 건물을 리모델링한다.
리모델링한 건물에 새로운 임차인 개선을 통해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건물을 매각한다. 또 다른 건물을 수집한다.
위의 이야기는 ‘빌딩 수집이 제일 쉬웠어요’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연예인의 빌딩 구매에 가장 의아한 점은 대출 규모이다. 사업자 대출은 물론이고 건물은 담보가치가 아파트와는 판이하게 적게 계산되므로 매입가의 80% 이상을 대출받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빌딩 투자로 이익을 창출하는 투자 행위에 대해 칭찬과 부러움을 나타내지만 조이엘 님의 지적에 반사이익의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는 주체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았다.
부동산 대박은 행위 당사자에게는 이익 극대화를 위한 경제활동이지만 ‘땅값, 집값, 임대료’를 심하게 올려 사회 전체에 과도한 비용을 발생하게 하는 반사회적이고 ‘자본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다. (107쪽)
인문학은 주제를 가지고 깊이 있는 학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구성하고 여러 분야의 이야기로 융합할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은 탁월하다. 타고난 이야기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를 통해 보여준다.
인문학을 기저에 두고 다양한 이야기의 재미를 알고 싶은 분은 일독을 권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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