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질서와 문명등급 - 글로벌 히스토리의 시각에서 본 근대 세계
리디아 류 외 지음, 차태근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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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서양 문명 패권에 대한 인문학적 도전

 

교유서가에서 출판한 리디아 류외 공저자의 <세계질서와 문명등급>은 글로벌 히스토리의 시각에서 본 근대 세계를 다루고 있다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웠던 근대 세계는 서양 세력의 발원과 흥망에 근거해 배워왔다근래 들어 근대를 추동한 다른 세력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했다대표적으로 중국인도오스만 세력의 관점에서 서술한 근대 세계가 궁금하던 차였다.

 

교유서가의 <세계질서와 문명등급>는 중국 런민대학을 필두로 역사학계 지식인들이 모여 그동안의 근대 서술을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과거 15년 전쯤 CCTV에서 나온 다큐멘터리 <대국굴기>를 보고 중국의 역동성을 느꼈고 이번 도서를 통해 앞으로 중국의 역사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국굴기는 서세동점의 주도 세력을 나라별로 확인하고 결국 마지막 세계를 주도할 세력을 문화 강국인 중국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다실로 15년 동안 세계질서는 미·중 패권 다툼이라는 놀랄만한 전환이 일어났고이제는 세계사를 주도한 문명등급을 재정의할 시기가 되었다.

 

<세계질서와 문명등급>은 중국 입장에서 과거 문명등급에서 최상위를 차지하지 못한 원인으로부터 시작해 서학 편역의 정치를 배격한다과거 아시아에서 서학 편역으로 가장 먼저 고도의 문명을 달성한 일본은 철저히 중국을 짓밟았다. 1870년대 후쿠자와 유키치는 <권학편>, <문명론의 개략>의 저술로 일본 국민에게 영향을 미쳤다국민의 지력을 개발하고 문명개화부국강병그리고 식민지 확장을 국가적 전략으로 삼아 탈아입구의 신념을 실천했다.

저자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을 글로벌 히스토리의 시각과 유럽 중심의 문화전파론에 대한 비판적 이론의 시각으로부터 문명론의 병리를 고찰한다.

 

                 Photo by Ling Tang on Unsplash

문명등급은 크게 3등급에서 5등급으로 구성된다문명-반문명-야만의 등급에서 개화-문명-반문명-미개-야만의 형태로 나눠지는 것이 보통이다.

 

저자는 근대 세계에서 동서양의 힘의 균형이 역전되는 시점을 지리상의 대발견 이후 토르데시야스조약(1494)을 기점으로 한다국가의 영토가 모호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문명 강국은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해양을 확대하는 과정을 거쳤다이런 상황은 필연적으로 충돌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고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이라는 두 강대국의 세계를 양분해서 권력을 갖겠다는 것이 토르데시야스 조약이다.

 

내륙을 중시하고 해양을 경시하던 중국인에게 닥친 것은 문명국가와 불평등조약을 체결해 중국의 영토를 할애하는 것이었다러시아와 체결한 네르친스크 조약(1689)은 최초의 불평등조약이었고유럽의 열강은 차례로 중국에 마수를 뻗어 개항과 영토를 할양해 갔다유럽은 치외법권을 이용하고 불평등조약의 체결을 통해 반문명국가에 대해 영토할양을 실시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로 만들었다.

 

            Photo by Andrew Stutesman on Unsplash

문명등급의 설정과 구분은 서양 세력이 반문명국가의 침략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말테 브룬은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종은 어느 정도 구분되었다고 봤고 1인종은 백색즉 코카서스인종이고 2인종은 몽고 황갈색 인종이고 3인종은 흑색인종 혹은 에티오피아인종으로 보았다말네 부룬의 인종 구별은 인류가 자연과 호흡하는 일부가 아니라 국가 통치대상의 의미를 지니는 존재로 전락하게 했다.

 

유럽의 문명이 최대치에 오르는 시점은 세계박람회를 통해 나라의 번성함을 보여주던 때이다. 19세기 영국의 시드넘 박람회(1864)는 세계 지역의 동식물뿐 아니라 인간집단을 전시했다대표적으로 아편을 흡입하는 자바인인도의 힌두교도아프리카의 줄루중국의 티베트인이 진열되어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일본은 도쿄 세계박람회(1907)를 통해 류큐인대만인조선인아이누인을 전시해 영국의 전철을 밟았다.

 

<세계질서와 문명등급>은 각 국가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바라보는 세계사의 시선을 넘어 글로벌 히스토리의 시각으로 문명을 재정의한다서양 세력은 중국을 비난하는 근거로 중국이 반문명혹은 야만 등급을 가진 나라라는 점을 악용한다고 저자는 항변한다이제는 중국의 위상에 걸맞는 새로운 문명등급의 설정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 중심을 세계사를 다시 평가하는 도서이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19세기 후반 20세기 초 중국의 격변기중국의 실권자 중 한명인 캉유웨이가 신중국을 건설하기 위해 지목한 나라가 브라질이라는 점이다그는 아메리카인과 중국인이 동족이라고 확신했으며 브라질로 자국민을 이주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려 했다물론 미국과 멕시코까지 갔지만 멕시코에서 브라질로 가지 못해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세계질서와 문명등급>은 역사와 세계사에 관심을 가진 분에게 흥미로운 도시이고중국을 이해하고 그들의 역사관현재 펼치고 있는 정치적 행보를 해석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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