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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조르주 상드의 불꽃 같은 사랑의 논쟁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리즈인 조르주 상드의 <그녀와 그>는 테레즈와 로랑, 그리고 파머의 끊임없는 사랑의 우여곡절을 이야기한다.
19세기 프랑스 문화계에서 조르주 상드의 인기는 가히 넘사벽이었다. <그녀와 그>는 상드와 50대에 저술한 20년 전의 사랑을 회상하며 쓴 자전소설이다. 이 소설의 자신의 분신인 테레즈가 주인공이고 뮈세가 분한 로랑과의 사랑이 기승전결에서 로랑으로 인해 테레즈가 결국 파머를 선택하는 과정을 그린다. 당연히 로랑의 가족과 지인은 이 소설에 대단히 화가 났으며, 그를 중심으로 한 <그와 그녀>를 저술하기도 했다.
조르주 상드가 유명세를 치룬 데에는 당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명사와 서신으로 관계를 맺으며 물론 그녀는 자유 연애론자여서 수많은 남자와 불륜 관계를 맺기도 했다. 심지어 남녀 차별이 고착화한 시대였기에 남성의 승마복을 입고 사교계에 출입했다. 이런 그녀와 친분을 맺었던 인사를 보면 귀스타브 플로베르, 오노레 드 발자크, 외젠 들라크루아, 카를 마르크스,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등이 있다.
Photo by Andrea Maschio on Unsplash
벨 에포크 시대 세계 문화를 선도한 프랑스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조르주 상드였다.
<그녀와 그>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역사화가 로랑이 연상의 초상화가 테레즈를 만나 서로 천생연분을 느끼는 강렬한 만남을 시작으로 한다. 두 사람은 작업 방식과 영감을 얻는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느낀다. 성실하게 작업하는 테레즈와 달리 로랑은 순간에서 영감을 얻으며 천재적인 화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
우정에서 출발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으로 빠져들고 이들이 서로 알게 된 중간자 역할을 한 파머와 삼각 관계를 형성한다.
로랑은 자신이 겪는 감정이 사랑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서로 닮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파머는 테레즈의 출생에 얽힌 비밀과 첫 번째 결혼이 불행했으며 와중에 미치광이 백작이 테레즈에게 행한 잔혹한 행위가 테레즈에게 일어났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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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은 파머의 이야기를 듣고 테레즈에게 편지를 써 사랑을 고백한다.
저는 오로지 사랑이 삶이 될 거라는 것, 그리고 좋건 나쁘건, 제게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것만 알 뿐입니다. (93쪽)
로랑은 자신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이탈리아 여행을 제안한다. 테레즈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소설의 백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로랑과 테레즈가 보여주는 사랑의 변주와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교류하는 두 사람의 편지다. 수많은 편지를 쓴 명사답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편지로 세밀하게 전달하며 두 사람의 감정의 상태를 전한다. 이들이 처한 해결책은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파리에서 출발해 이탈리아에 이르는 과정은 두 사람의 사랑의 전환기를 맞이할 거라 기대했지만, 실상은 이 여행은 이별 여행이 된다.
“이제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우리 서로에게 솔직해집시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아요. 서로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요!” (159쪽)
테레즈는 로랑과 연애를 통해 감정의 고통을 절감하고 자신의 곁은 지켜준 파머에게 마을을 전달한다. 안그래도 예민하고 위기에 취약한 로랑이 폭풍과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전하는 것이 소설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개인적으로 쇼팽과의 연애로 알고 있었던 상드가 왜 그렇게 당대 문화계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는지 이 소설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사리 분별이 명확하고 감정에 솔직하며 자신의 의사를 조리 있게 전달하는 여성의 표본을 보여주는 상드의 글은 당대 여성의 확실한 지지를 받은 듯하다.
19세기 프랑스 문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로랑과 테레즈의 처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녀와 그>를 통해 만나보자.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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