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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 길 위의 삶, 호보 이야기
잭 런던 지음, 김아인 옮김 / 지식의편집 / 2022년 6월
평점 :

길 위의 삶, 호보 이야기
지식의편집에서 출판한 잭 런던의 <더 로드>는 그의 길 위의 삶을 조망한 소설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잭 런던의 자전적 기록을 담고 있어 자전적 에세이에 가깝게 다가온다.
잭 런던은 187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집안이 가난했던 런던은 열네 살부터 통조림 공장에서 일했다. 그리고 떠돌아다니며 수도 없이 다양한 일을 하였다. 그는 굴도둑이었고 알래스카 클론다이크에서 금을 캤고 원양어선 선원이자 종군 기자로 전 세계를 돌았으며, 사회주의 연설가, 농장주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떠돌이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호보였다.
[ 더 로드 책날개 중 ]
우리에게는 <야성의 부름>의 작가로 잘 알려진 잭 런던의 ‘더 로드’는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와 함께 1970년대 ‘히피’ 문화의 사상적 기초를 제공했다. 이 책은 호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호보란 떠돌이 노동자를 말한다. 그들은 화물열차를 무임승차해 이동했으며 초기에는 농장 일꾼들이 많았으나 대공황 전후에는 실직한 공장 노동자들이 다수였다. (7쪽) 잭 런던의 문학적 토대를 방랑벽과 독서였다. 점성가인 아버지로부터 한 살이 되었을 때 버림받은 런던은 어머니가 재혼한 아버지의 성을 받아 잭 런던이 되었다.
십 대에 집을 나와 떠돌기 시작한 런던은 캘리포니아의 여러 농장과 목장을 떠돌았고, 통조림 공장에서 일한 돈으로 구입한 배를 타고 굴 양식장을 습격하고 어업 순찰대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의 글쓰기는 매일을 일어나는 기록이었고, 놀랍게도 러일전쟁 당시 런던은 부산에서 중국 단둥까지 말을 타고 지나며 한국, 중국, 일본의 생활상과 문화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책은 ‘더 로드 호보 이야기’는 대공황으로 실직한 호보들이 처한 현실과 기차를 타고 서부로 가는 도중 마을 사람들에게 겪는 수모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민심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런던은 네바다를 출발해 미국을 가로질러 워싱턴 D.C.에 도착하고 오타와에 이른다. 오타와에서는 구호품도 얻었으며 심지어 집으로 초대돼 정찬을 대접받기도 한다. 이동을 위한 다채로운 열차와 방법이 동원된다. 석탄 열차의 덜컹거림을 몸으로 느끼며 지붕이 있는 화물차인 유개화차를 타고 이동했다.
나이아가라폭포를 구경하기 위해 조용한 거리를 걷가 다른 호보들과 사복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사법체계는 부랑자에게 가혹했다. 호보는 재판도 즉결 처분으로 구류 15일 혹은 30일이 선고되었다.
감옥에 있는 동안 그의 글쓰기는 실력을 발휘했다. 여자 동에 갇힌 죄수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고 답장을 써주다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감옥은 생지옥이었고 잔혹한 행위가 벌어지는 타락한 인간 본연의 모습이 드러나는 곳이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초기 호보인 독립전쟁 이후 고향을 찾아가는 베테랑들과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들은 호보 부대를 형성해 심지어 켈리장군 휘하의 켈리 부대로 불리며 런던은 2,000명이나 되는 켈리 부대 호보들과 동행하기도 한다.
이들의 생활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동은 도시를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타는 장면이다. 미국 고전 영화에서 본 떠나는 기차를 추격해 기차에 오르는 모습은 호보의 대표적인 이동 방법이었다. 켈리 부대는 떳떳하게 발차하는 기차를 선로 옆에 도열에 타려고 하고 이를 말리는 역장, 역무원, 조수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도시와 마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잘 사는 부유층이 거주하는 곳으로 가 구걸을 하지만 그들은 호보에게 자비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호보에게 그나마 따뜻한 시선과 한 끼를 제공하는 곳은 하층민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120년 전 미국의 정치경제 상황은 세계를 주름잡기 시작하고 부흥의 길로 들어서지만 이에 편승하지 못하는 호보 집단은 최저 이하의 생활을 이어간다. 호보는 그들만의 코드를 가지고 정보를 전달하고 자신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종종 자유롭게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히피문화가 전 세계에 주었던 충격을 기억한다. 이들의 사상적 기초를 제공한 잭 런던의 <더 로드>는 방랑의 인생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체가 간결하고 긴장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잭 런던이 20세기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작가반열에 오른 이유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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