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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6월
평점 :
커피는 권력을 원하고 권력은 커리를 원한다!
사람과나무사이에서 출판한 우스이 류이치로 교수님의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는 커피를 주제로 한 세계사 이야기다. 같은 출판사에서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의 여섯 번째 도서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세계사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의 흥미를 자극한다.
우스이 류이치로는 도쿄대학 명예교수이다. 1946년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났다. 1972년 도쿄교육대학 독일문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동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니가타대학 교양부 조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도쿄대학 교양학부(종합문화연구과 언어정보과학 전공) 교수, 테이쿄대학 외국어학부 교수를 지낸 후 2014년에 퇴임했다.
[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책날개 중 ]
Photo by Mike Kenneally on Unsplash
세계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음료인 커피를 매개로 세계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롭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물품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설탕, 향신료, 광물, 술, 약, 전염병, 커피 등이 떠오른다. 많은 사람이 매일 마시는 커피가 세계사를 움직이는 요인이 되었다는 발상이 흥미롭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종의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 공사로부터 커피를 권유받고 마신 다음 커피를 즐겨마시게 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가져온 커피가 널리 퍼지게 되었고, 새마을 운동이후 다방이 확산되며 커피도 대중화되었다. 최근 한국은 스타벅스를 필두로 커피전문점이 동네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커피 문화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커피는 전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즐기는 기호음료이다.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커피의 기원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대표적으로 알려진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9세기 무렵 에티오피아에서 산양치기 칼디(Kaldi)는 산양 무리를 몰고 갔다 저녁에 돌아왔다. 웬일인지 낮에 풀을 뜯어 먹은 양들이 흥분한 채 밤늦도록 잠들지 않았다. 당황한 칼디는 인근의 수도원에 알렸고 경험 많은 수도원장은 작은 열매를 먹은 결과 일어난 사태라는 걸 알았다.
이슬람권에는 ‘모카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진 알리 이븐 우마르의 이야기가 있다. 우마르는 자신을 찾아온 사람에게 검은 물을 끓여내 ‘잠잠성수’라 했다. 잠잠성수는 메카의 카바신전 옆에 있는 신비한 우물물을 말한다. 우마르가 잠잠성수라 한 이후 사람들은 안심하고 커피를 마셨다.
커피의 기원으로 빠지지 않고 이슬람의 수도사가 등장한다. 이들은 이슬람 수니파의 신비주의 수도사였던 ‘수피’들이다. 이 교단은 애초부터 커피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욕망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커피를 마셨다. 커피는 이들의 수행을 도왔다. 식욕을 떨어뜨리는 쓴맛과 텁텁함이 금욕주의 실천을 위해 음식을 멀리하려는 수피들에게는 제격이었다.
커피의 확산에는 ‘술탄 셀림’의 정복이 기폭제가 된다.
지금의 이란과 사우디 일대의 사파비 왕국과 이집트 일대의 맘루크 왕국을 차례로 정복한 오스만튀르크의 강력한 권력은 커피를 전방위로 퍼지게 했다.
이후 술래이만 대제의 오스트리아 빈 공성으로 커피는 유럽에 본격적으로 알려진다.
Photo by Jeremy Yap on Unsplash
커피는 이후 세계사의 커다란 움직임을 좌우한다.
아라비아의 커피가 영국으로 건너가 ‘커피하우스’을 부흥하게 했다. 커피하우스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커피산업이 급성장하며 시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커피하우스는 청교도혁명과 뒤이은 왕정복고 시대에 확립된 근대 시민사회의 주요 공동제도이자 시스템이었다.
프랑스어로 커피는 카페이다. 프랑스의 카페문화는 프랑스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한다. 프랑스혁명을 주도한 급진적인 오피니언 리더들은 카페 드 푸아에 모여 바스티유 함락을 위한 상황을 관찰하고 국왕이 재가하는 법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나폴레옹은 커피를 군대에 맨 처음 보급한 인물이다. 그는 ‘검은 음료’를 마신 군대는 맨정신을 더 오래 유지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영양분은 거의 없지만 이 음료는 군인에게 힘을 나게 했으므로 그는 커피를 보급하기 위한 공장을 독려했다. 나폴레옹의 야망과 더불어 프랑스는 산업혁명에 박차를 가했고, 이는 유럽 전역에서 일어나는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었다.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것이 커피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당시 커피 공급이 중단되자 나폴레옹 부대는 커피 대신 치커리를 마셔야 했다. 카페인을 섭취하지 못한 탓에 몽롱한 정신으로 싸우다 보니 패배했다는 설이다.
우리는 커피에 관한 잊지 못할 경험이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하루 일과 중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음료를 마시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커피 애호가는 커피가 동력이 된 세계사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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