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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ㅣ 세계문학의 천재들 5
에바 킬피 지음, 성귀수 옮김 / 들녘 / 2016년 8월
평점 :
불가능한 사랑 : 여성, 性의 주체가 되다
들녘에서 출판한 에바 킬피의 <타마라>는 차가운 나라인 핀란드에서 뜨거운 연인인 타마라와 기인한 사랑을 나누는 소설이다.
들녘의 세계문학의 천재들 시리즈는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시작으로 에바 킬피의 ‘타마라’가 5번째 소설이다.
저자 에바 킬피 Eeva Kilpi는 1928년 핀란드 카렐리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모국인 핀란드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뒤늦은 나이에 작가의 길로 접어든 그녀는 서른한 살 때부터 엄청난 양의 중편소설을 써내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세기 말에 태어난 두 명의 핀란드 여성작가, 마리아 요투니(Maria Jotuni)와 아이노 칼라스(Aino Kallas)가 걸어간 길을 따라, 그녀 역시 주로 성(性)과 애정생활에 관한 여성의 권리를 주장한다. 핀란드 최초의 에로티시즘 소설로 유명한 『타마라』(1972)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완성미를 자랑한다.
[ 타마라 책날개 중 ]
이 책은 외면적으로 사고로 불구가 된 지성인 주인공과 남다른 애정 관계를 맺고 자신의 성을 떳떳하게 드러내는 ‘타마라’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타마라는 자신이 선택하는 남성과의 애정을 드러내고 성적인 관계를 맺는 데 주저함이 없다. 여러 직업을 가진 이와 가정을 가진 사람도 그녀는 거침이 없고 사랑 행위에도 거침이 없다.
주인공은 지식인으로 사고로 마비가 되었고, 인텔리겐치아의 허구성에 관한 논문을 쓰고 있다. 자신은 여성에게 성적으로 만족시켜 줄 수 없기에 정신병원 치료사인 타마라가 만나고 사랑 행위를 나누는 이야기를 끄집어내 자신이 마치 그 상대인 것처럼 생각한다.
자신만이 타마라와 영속적이고 정신적인 사랑을 온전히 차지하는 대상이라 생각하지만, 타마라는 쿠스타 모리라는 사람과 육체적인 관계를 넘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두 사람은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교감하지만 타마라는 조금씩 숨기는 이야기가 생긴다.
주인공은 타마라를 정복하고 소유하기 위한 끊임없는 과정과 고통의 순간을 이겨내며 마침내 자신의 바람을 이루어낸다.
이 소설은 핀란드 최초의 에로티시즘 소설로 여성의 성과 애정 생활에 관한 여성의 권리를 주장한다. 저자가 1928년생이라는 점과 1972년에 쓰인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핀란드의 인구비를 생각해야 한다.
겨울 전쟁과 계속 전쟁을 거친 핀란드 인구는 360만 명 가운데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10만여 명이 부상해 장애를 입는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다. 나라를 일부를 소련에 내어주고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갚기 위해 온 국민이 산업 현장에 뛰어들었다.
저자는 또래나 연애의 대상이었던 남자들은 장애가 있는 이가 상당수도 극도로 불균형한 성비로 인해 비록 여성의 권리가 빨리 자리매김한 핀란드지만 여성의 사회 활동은 필연적으로 기존의 시스템과 마찰을 일으킨다.
주인공은 장애가 있는 핀란드 남성 사회 전부를 반영하듯 핀란드 여성인 ‘타마라’의 사랑에 대한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은 50년대 60년대 핀란드 사회를 잘 반영하고 있다. 여성의 노동 인구 비율이 10%에서 60% 이상이라 하니 새로운 사회가 된 것이다.
세계문학의 천재 작가란 칭호에 어울리게 두 주인공의 대화와 심리 묘사는 치밀하고 서로를 향해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결핍을 채우기 위한 몸부림은 처절하다.
“타마라가 외출하면, 나는 미완의 존재가 된 것처럼 홀로 남겨진다.”라는 말은 단순한 주인공의 자조적인 말이 아니라 특정 세대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핀란드 남성의 자조적인 말처럼 다가온다.
오늘 저녁, 타마라는 외출한다. 그녀가 옷을 벗어 던질 때마다 방 안에는 옷가지가 펄럭이며 날아다니낟. 치장이 마무리되지 않는한, 그런 광경은 계속될 것이다. (7쪽)
사람들은 보통 ‘정상’이란 개념에 뭔가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것을 무기로 삼아, 심지어 ‘정상’이 무얼 의미하는지도 잊어버린 사람들을 공격하기가 그만큼 쉬워지는 것이다. (53쪽)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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