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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은밀한 감정 - Les émotions cachées des plantes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백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22년 5월
평점 :
식물은 인간의 미래다
연금술사에서 출판한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의 <식물의 은밀한 감정>은 무심코 지나쳐왔던 식물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는 1960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났다. 1982년 첫 소설 『스무 살과 사소한 것들』로 델 뒤카상을 받으며 문단에 데뷔한 이래 서른 편이 넘는 소설을 발표했다. 불법 이민자와 추방 문제를 풍자적이고 우화적인 기법으로 다룬 『편도승차권』으로 공쿠르상(1994)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 식물의 은밀한 감정 책날개 중 ]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불리는 공쿠르 상을 수상한 저자의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식물을 주제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며 식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을 소개한다.
“인간은 식물 없이 살지 못한다.
그러나 식물은 인간 없이도 살 수 있다.”
인간은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 당연한 듯 여기지만, 지구 생물의 99%는 식물로 이루어져 있다. 5억 년 전쯤, 최초의 생명체들은 두 갈래의 길에서 선택해야 했다. 붙박이로 살 것인가, 떠돌이로 살 것인가.
한곳에 뿌리내리는 삶을 택한 쪽은 식물의 조상이 되었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삶을 택한 쪽은 동물의 조상이 되었다. 식물과 동물은 각각 선택한 길에서 적응하며 생존해왔다.
그들은 생존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며 살아남았다. 동물의 운동능력이 일견 눈에 띄지만, 식물은 사냥에 나서지 못한 대신 스스로 먹이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식물인간’이라는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식물이 수동적이고 무능력하며 감각 능력과 운동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오해한다.
식물은 놀랄 만큼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거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느끼고 빠르게 반응하지 않아 변화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식물이 가지는 대사 능력은 대단히 복잡하고 창의적이다.
계절이 바뀌거나 기후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가장 먼저 식물의 상태가 눈에 들어온다. 무성한 식물의 잎을 보고 우리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식물이 꽃잎을 하나씩 떨어뜨리면 우리는 겨울로 나가야 하는 겁니다.
지구상 생태계의 기저에는 식물이 떠받치고 있으며, 동물은 식물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식물은 동물이 없으면 더 무성하게 번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구의 주인이 과연 누구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저자는 식물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연구한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때로는 비난에 시들어버리고 칭찬해 활발하게 꽃을 피우는 식물의 삶이 인간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역설한다.
집에서 가늠죽을 키우는 우리 가족은 때로 장기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잎이 말라버려 간신히 삶을 버티고 있는 식물을 마주한다. 놀라운 점은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 눈인사를 지속해서 보내며, 음악을 틀어주고 소통한 결과,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나만의 일방적인 느낌이라 여겼지만, <식물의 은밀한 감정>은 식물이 상대를 유혹하고 다른 매개의 도움으로 수분을 하며 다른 생물체의 관심을 끌기 위해 향기를 발산하고 다채로운 색깔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식물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하지만, 어루만지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불러주면 몸속의 방어 체계가 더 강하고 아름답게 작용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식물의 감정은 다음과 같으며 식물의 은밀한 감정은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사실을 알려준 고마운 책이다.
1 땅 고르기 ― 인간은 식물의 꿈이다
2 식물의 상상력 ― 식물의 은밀한 감정
3 위험에 대한 지각 ― 식물의 텔레파시
4 유혹에서 술책까지 ― 식물은 느끼고 실행할 줄 안다
5 식물은 칭찬에 민감할까? ― 식물의 감수성
6 식물과 인간의 소통 ― 작은 녹색 외계생명체들
7 공감부터 연민까지 ― 식물은 무엇에 반응하는가
8 연대의 이점 ― 식물의 감정 표출
9 식물의 언어 ― 난 네가 필요해!
10 식물과 음악 ― 식물을 음악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11 식물의 슬픔 ― 식물도 슬퍼한다
12 식물, 버섯 또는 곰팡이? ― 식물의 놀라운 지능과 감각
13 식물은 어루만지는 걸 좋아할까? ― 손길의 힘
14 식물과 죽음 ― 식물은 잔뿌리에서 재생한다
15 식물과 미래 ― 식물은 인간의 미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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