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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란 무엇인가 -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에 열광하는 당신이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
조병익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보며 돈을 대하는 균형 감각을 키워라!
21세기북스에서 출판한 한국은행 조병익 부국장님의 <돈이란 무엇인가>는 돈의 본질, 돈의 속성, 그리고 돈은 어떻게 인간의 삶과 생각을 지배하는지 소개하는 책이다. 일전에 한국은행 차현진 국장의 <금융 오디세이>를 통해 돈의 본질과 돈과 은행의 관계에 관한 책을 읽으며 한국에서 돈에 가장 정통한 집단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는데, 속으로 한국은행이 떠올랐다. 이번 조병익 님의 <돈이란 무엇인가> 역시 돈에 관한 본질과 다양한 인문학적 지시고, 돈이 우리 생활에 스며드는 과정을 보며 유익한 도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서는 돈에 관한 감각과 이해를 돕기 위한 4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질문 : 돈이란 무엇인가?
돈은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적어도 필요조건일 수 있다. 돈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자 하는 시간에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막상 돈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우리는 내 통장에 찍혀있는 돈을 떠올리고, 아이는 부모님에게 받은 세배돈, 손으로 만져지는 물체로서의 돈을 떠올린다.
돈의 기본적인 개념에 관한 질문에 경제학에서는 돈의 3가지 기능, 즉 교환의 매개체, 계산단위, 가치저장 기능은 돈의 액체적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돈 냄새가 난다’와 같은 말은 돈의 기체적 속성을 뜻한다.
돈은 두 가지 본질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돈이 ‘약속’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이 ‘채권이자 채무’라는 점이다.
남태평양의 야프섬에서는 ‘페이’라는 돌 화폐를 사용한다. 이 돌 화폐는 지름이 3.5m, 무게가 4t에 달하는 크기에 이른다. 야프섬 사람들은 돌은 가만히 둔 채 소유권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거래를 끝낸다.
우습게 느껴지는 이런 돈의 교환 사례는 여전히 유효하다. 현대 금융의 이체 방식도 이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지하 금고에 있는 금이 있다는 약속으로 주요 나라의 중앙은행은 금이 있다는 가정으로 거래를 가능하게 만든다.
우리의 통장에 적힌 숫자의 변동만으로 개인의 돈이 옮겨졌다고 믿는 것과 같은 원리다.
현대 국가는 금이 오랫동안 화폐로 사용되다 보니 ‘금본위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금본위제에 얽힌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오즈의 마법사’에 관한 이야기다.
189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은 금본위제가 아닌 은을 화폐로 사용하는 은본위제가 동시에 사용되는 복본위제를 사용해야 서부 농민의 채무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브라이언을 지지하는 작가 프랭크 바움은 금본위제의 논란을 풍자하기 위해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집필했다. 도로시가 도착한 마을 ‘오즈’는 금의 무게를 재는 단위인 ‘온스’의 약자이고, 도로시 일행이 따라가는 노란 벽돌 길은 금본위제를 상징하며, 도로시 친구인 허수아비는 미국의 농민을, 양철 나무꾼은 공장 노동자들을, 겁쟁이 사자는 윌리엄 브라우닝이다. 도로시가 신고 있는 은색 구두를 부딪치면 소원을 비는 순간, 은화를 주조를 허용해 서민의 민생고를 해결하고 산업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당시 소설의 내용이 어려워서인지 대중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브라우닝은 선거에서 패배하며 미국은 금본위제를 채택하게 된다.
두 번째 질문 : 경제를 움직이는 돈의 속성은 무엇인가?
돈을 장악하는 것은 패권을 장악하는 것이다. 미국이 오늘날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금본위제는 미국의 브레턴우즈 체제로 금환본위제로 재편되고 국제가 결재에서 가장 중요한 재화는 석유다. 석유를 거래하는 결제 수단이 달러로 정해지고 이를 지속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지속할지와 다른 통화로 변경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사항이다.
기축통화는 1960년대 미국의 로버트 트리핀 교수가 처음 명명한 것으로, 여러 국가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국제 거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통화를 말한다.
기축통화는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통화가치가 안정적이고, 외환시장과 금융, 자본시장이 발달되어 있어야 하며, 국제금융시장에서 투기꾼들의 공격을 피해 나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가 되면 돈의 수요가 늘어나 화폐 발행에 따른 주조차익, 즉 시뇨리자를 얻을 수 있다.
돈의 속성을 파악하고 대영제국의 초석을 다진 사람은 헨리 8세다. 그는 자신이 영국 교회의 최고 권위자임을 선언하며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영국 국교회 독립 이후 가톨릭교회의 모든 재산을 압수했다. 작은 수도원에서 대수도원까지 모두 폐쇄하고 교회의 재산과 토지를 몰수해 버렸다. 헨리 8세는 몰수한 토지를 매각해 왕실의 재정을 보완하고, 가톨릭교회의 종을 녹여 함선의 대포로 재활용했다. 이는 후일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하는 일등 공신이 되었다.
세 번째 질문 : 돈은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가?
돈은 우리 삶 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한국의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혼인 건수의 지속적인 감소에도 주요한 원인은 돈에 있다.
남성의 경우 47.1%가 ‘경제적 부담’이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고 대답했다.
자녀가 태어나면 이를 기르는데 필요한 양육비(4억 원), 결혼비용(2억 4천만 원), 주택구입비용(12억 원), 노후자금(10억 원)을 합쳐보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적정한 돈은 28억 4천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돈은 인간이 영위하는 행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든 인생사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99%는 돈 문제이고, 나머지 1%는 시간이 지나면 돈 문제로 발전하는 문제”라는 미국계 은행장의 말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 말이다.
네 번째 질문 : 돈은 어떻게 인간의 생각을 지배하는가?
돈은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한다. 돈 걱정 없이 하루를 보내고 싶고, 끊임없이 돈을 벌고 싶어 심지어 돈 중독에 걸리기도 한다.
그런데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의 행복의 정의는 주목할 만하다.
그는 소비를 욕망으로 나눈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소비는 유한하고 욕망은 무한하기에 행복감은 결국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요소는 소득 외에도 건강, 교육, 대인 관계, 환경, 고용, 소비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고, 스스로 행복을 인식하고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돈이란 무엇인가>에는 수많은 도서와 영화, 대중 매체에 나타난 돈에 얽힌 일화를 담고 있다. 돈에 관한 인문학적 지식을 구하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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