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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으로 떠난 인어
지병림 지음 / 사막과별빛 / 2022년 5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e/reimmagen/IMG_qatar_00.jpg)
인어가 된 승무원이 사막으로 유영하는 인생을 그리는 단편 소설집
사막과별빛에서 출판한 지병림 작가님의 <사막으로 떠난 인어>는 작가님의 삶이 투영된 10편의 단편 소설집이다.
작가님은 2003년 한국예총, 예술세계에 단편 <인어의 꿈>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출구 없는 현실에 동기를 부여해 플롯화한 기법의 작품들을 다수 내놓았다.
[ 사막으로 떠난 인어 책날개 중 ]
등단하면서 여러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했고, 2007년에 아랍 항공사에 적을 두기 시작하면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현실을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해 매년 항공사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올해도 어느 항공사가 수위를 차지했는지 눈여겨본다. 근래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아랍 항공사들, 특히 카타르 항공은 타보고 언제가 한번 타보고 싶은 항공사이다. 사막을 맞대고 있는 카타르, 에티하드, 아랍 에미리트는 탐승하기를 열망하는 항공사다. 이들 중 카타르 항공은 싱가포르 항공을 넘어 독자적인 서비스와 화려함으로 승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비행기에 탑승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무원의 태도는 비행의 인상을 좌우한다. 스튜어드를 준비했던 터라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더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멋지고 화려한 모습 뒤에는 힘들게 일하는 일상이 눈에 들어온다.
나와 비슷한 또래로 여겨지는 작가님의 첫사랑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만우절만 되면 여러 사람의 우울하게 만드는 유명인이다. 그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는 남성을 사랑한다고 했다. 첫사랑의 실연뿐 아니라 그녀에게 어머니의 부재는 세상을 찾아다니게 하고 마침내 어머니의 소재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방법은 승무원이 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느낀다.
책을 좋아해 읽고 쓰기를 좋아하던 주인공은 외국계 항공사에 취업하게 되고, 어머니를 만나 다시 집으로 모시고 오면 인생이 다시 완벽한 조합을 이룰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니는 외국인 새 아버지와 만나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어머니를 떠 올리며 다시 돌아보게 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수적이고 권위적이기만 하다.
그녀는 다른 남성을 만나지만 서로가 바라보고 기대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다.
작품 속에서 눈에 띄는 점은 승무원이 되어 겪는 사건들이 현장감 있게 전개된다는 점이다. 일찍이 작가로 등단해 실력을 인정받고 후에 승무원이 되었기에 비행 중 겪었던 일이나 와중에 발생한 사건은 작품의 소재가 되고 치밀하게 회고된다.
비행기는 작가님의 인생을 좌우하는 객체가 된다. 뿌옇게 차오르는 시야로 앙다문 턱 끝이 멀어진다. 빗물이 별빛처럼 쏟아진다. 아…. 나도 이제 거품이 된다.
[ 51쪽, 사막으로 떠난 인어 중 ]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나는 오랫동안 달을 바라보았다. 해가 떠난 자리를 달이 메꾸고 있었다. 심연과도 같은 검은 우주는 빛을 잃었지만 쏟아지는 별들로 부활하고 있었다. (…) 앞치마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자 어제 임산부가 먹다 남긴 신경 안정제가 잡혔다. 나는 마른 입술을 열어 알약을 통째로 삼켰다. 비행기가 고도를 높여 상승한다.
[ 113~114쪽, 응급약 중 ]
하늘 위에서 혼자 밥을 먹는 이 시간이 내게만 허락된 특권인 것만 같다. 살아갈 힘이 차곡차곡 차오른다. 목적지를 향해 고독하게 질주하는 비행기 날개 사이로 별들이 도란도란 속삭였다.
[ 326쪽, 기내식 중 ]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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