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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 프란시스코 고야부터 나오미 클라인까지, 세상과 맞서 싸운 이단아들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5월
평점 :
프란시스코 고야부터 나오미 클라인까지, 세상과 맞서 싸운 이단아들 57인의 삶과 투쟁!
인물과사상사에서 출판한 박홍규 교수님의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는 ‘한겨레’에 2019년 7워에서 2022년 1월까지 실린 ‘박홍규의 이단아 읽기’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57편을 싣고 있다.
박홍규 교수님은 195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법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 법대·영국 노팅엄대학 법대·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본 오사카대학·고베대학·리쓰메이칸대학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전공뿐만 아니라 정보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인문·예술학의 부활을 꿈꾸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책날개 중 ]
이단아(異端兒)는 ‘전통이나 권위에 맞서 혁신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저자는 이들은 사상과 행동의 이단아들과 문학과 예술의 이단아들 두 부류로 구분했다.
제1부 사상과 행동의 이단아들
마스트맨에 저항한 아나코 페미니즘 : 루이즈 미셸
권력 없는 자유를 추구하다 : 표트르 크로폿킨
나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 소피야 코발렙스카야
자본주의의 억압에 맞서다 : 루시 파슨스
시카고에서 대동사회를 꽃피우다 : 제인 애덤스
과학은 가장 급진적인 사회참여의 방식이다 : 마리 퀴리
의사들의 기득권과 싸운 의사 : 마이클 샤디드
폭력이 있을수록 혁명은 사라진다 : 바르트 더리흐트
어떻게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았을까? : 에른스트 블로흐
신청년의 애인이 아닌 독립운동 동지로 살다 : 현계옥
조금씩 더 가난해집시다 : 도로시 데이
폭력에 맞서 인간성을 옹호하다 : 제르맨 틸리옹
나 자신이 진실한 언론의 대변자다 : 이시도르 파인스타인 스톤 · 80
모든 불행은 거대함에서 온다 : 레오폴트 코부어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 자크 엘륄
미국의 민중사를 몸으로 다시 쓰다 : 하워드 진
진영을 뛰어넘어 평화주의를 외치다 : 에드워드 파머 톰슨
전문가 시대는 인간을 불구로 만든다 : 이반 일리치
골방의 조현병을 태양 아래로 끌어내다 : 로널드 데이비드 랭
민중이 길을 만들고 길이 민중을 만든다 : A. 튜더 아리야라트네
미국의 침략적 속성을 까발리다 : H. 브루스 프랭클린
대가 없이 일하고 가난해져라 : 웬들 베리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다 : 호세 무히카
‘서구 정신’의 위선을 폭로하다 : 에드워드 사이드
국가의 길들이기를 거부하라 : 제임스 스콧
평화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다 : 존 모호크
무력을 버리고 민주연합을 꿈꾸다 : 압둘라 오잘란
차별금지 헌법을 만들다 : 에드윈 캐머런
인류학을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바꾸다 : 데이비드 그레이버
명품족에서 환경운동가로 : 나오미 클라인
제2부 문학과 예술의 이단아들
세상을 모방하지 않고 시대의 진실을 그리다 : 프란시스코 고야
삶이 예술처럼 바뀌는 세상을 꿈꾸다 : 에드워드 카펜터
진실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 : 로맹 롤랑
인류의 고통과 아픔을 끌어안다 : 케테 콜비츠
그 누구도 모범으로 삼지 마라 : 헤르만 헤세
나를 애도하지 말고 조직하라 : 조 힐
인류에게 ‘거리두기’를 권하다 : 존 로빈슨 제퍼스
어떤 이데올로기에도 가담하지 않는다 : 장 지오노
삶과 글이 완벽하게 일치하다 : 조지 오웰
내 책에 자유를 주십시오 : 바실리 그로스만
음악은 사회적인 문제다 : 존 케이지
토착의 힘으로 꽃피운 생태건축 : 로런스 베이커
20세기의 절망을 연주하다 : 헤르베르트 케겔
나쁜 평판을 당당히 노래하다 : 조르주 브라상
예수를 농민 혁명가로 그리다 :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눈먼 혹은 눈뜬 시대를 투시하다 : 조제 사라마구
픽션에 진실을 담다 : 호르헤 셈프룬
나의 유일한 조국은 말이다 : 존 버거
나의 묘비명은 노코멘트 : 에드워드 애비
함께 머물고 꽃을 배우며 가벼이 떠나라 : 게리 스나이더
예술은 아름다우면서도 정치적이어야 한다 : 토니 모리슨
허약한 의지와 상처를 드러내는 것도 괜찮다 : 메리 올리버
민중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다 : 켄 로치
우리가 아닌 다른 존재도 사랑하다 : 루이스 세풀베다
착취당한 자들이여, 눈을 뜨라 : 아룬다티 로이
길거리 미술로 변혁을 꿈꾸다 : 뱅크시
힙합으로 이란의 신정정치를 흔들다 : 히치카스
실상은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본 이도 상당수였다. 때로는 같은 교수님이 언급한 책과 영화를 확인하고 같은 책을 보고, 같은 영화를 보아도 생각의 깊이와 확장성은 너무도 다른 결과에 앞으로 배우고 알아야 할 내용이 많다고 생각했다.
이단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배경을 가지고 기성 사회에 무난하게 타협하고 편하게 생활할 수도 있었지만, 이들은 새로운 사회를 위한 도전에 나섰다.
‘지배자 없음’을 뜻하는 아나키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아나키즘은 “권력 있으면 자유 없다”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어떤 권력도 가져본 적이 없는 표트르 크로폿킨은 모든 권력에 반대하고 오로지 자유를 추구했다.
제목에 등장하는 불꽃은 <불꽃 같은 생애>나 <불꽃처럼 살다간 러시아 여성 수학자>라는 소피아 코발렙스카야의 평전 제목에서 나왔다. 우리나라 신여성을 대표하는 나혜석을 다룬 책의 제목도 <불꽃의 여자 나혜석>이다. 페미니즘은 불꽃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불꽃’이 페미니즘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현재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위원장이 과거 활동했던 그룹이 ‘추적단 불꽃’이었던 것이 떠오른다.
여성의 지위가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지만 1905년 미국 사회 최초의 노동조합운동인 ‘세계산업노동자연맹’의 창립총회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던 루시 파슨스는 여성을 ‘노예의 노예’라고 하면서 여성의 독립성과 인간성에 따라 개성을 주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활약한 여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영화 <밀정>의 배우 한지민이 열연했던 연계순, <암살>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남자현 열사, 그리고 의열단에 가입해 김원봉에게 폭탄 투척법과 권총 사격법을 익힌 최초의 여성 단원이었던 현계옥은 몸집이 크고 늘름한 대장부의 풍모를 지녔다.
현계옥은 현정건과 사랑하는 사이였고, 현정건은 소설가 현진건의 셋째 형으로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던 중 손기정의 베를린올핌픽 마라톤 우승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웠던 장본인이다.
현계옥은 상하이 조계지에서 독립운동을 하였고, 이후 모스크바에서 혁명가의 길을 걸었던 거로 보이고 이후 1924년 세워진 아시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인 몽골인민공화국에 가서 독립운동을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관련 자료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국립묘지 ‘팡테옹’에는 수많은 위인이 잠들어 있지만, 2015년까지 여성은 단 2명이었다. 남편과 합장한 경우가 아니라면 여성으로는 마리 퀴리가 유일했다. 이에 남녀차별 논란이 일었고, 새로이 2명의 여성이 안장되었다. 한 명은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조카딸이자 레지스탕스로 활동한 드골 앙토니오즈이다. 다른 한 사람은 위대한 레지스탕스이자 인류학자이며 페미니스트인 제르맨 틸리옹이다. 틸리옹과 함께 팡테옹에 안장될 후보에 올랐던 시몬 드 보부아르는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틸리옹은 우리에게는 무명이나 다름없다.
그녀는 <증여론>으로 유명한 마르셀 모스에게 인류학을 배웠으며, 알제리 산악 지방에 사는 베르베르인들의 극단적인 남권사회에 들어가, 4년간 현지 조사를 하고 그들의 생활문화를 연구했다. 이후 파리로 돌아와 레지스탕스를 단체를 조직해 활동했으며, 지식인들과 함께 잡지 <레지스탕스>를 발간해 배포했다.
우리나라에 <미국 민중 저항사>라는 책을 쓴 하워드 진은 콜럼버스를 잔인한 침략 정복자이자 학살자로 비판했다. 진은 노예제도가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미국처럼 인종차별이 오랫동안 문제가 된 나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흑인 민권운동에 앞장섰고 베트남 전쟁 반대운동에 뛰어들어 관련 글을 썼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 아는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 반가운 마음에 그의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고, 모르는 사람은 앞으로 개인 저작물을 통해 다시 한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세상은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이단아들의 운동을 시작으로 방향을 바꾸고 발전한다. 이단아의 면면에 관심을 가진 분에게 이 책을 소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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