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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란다
남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평점 :
어느 기자가 뒤늦게 발견한 ‘어른됨’의 순간들
알에치코리아에서 출판한 남형석 작가님의 <고작 이 정도의 어른>은 어른으로 변화하는 순간에 대한 산문집이다.
저자는 신문기자로 시작해 방송기자를 거쳐 뉴스기획PD로 30대를 마쳤다. 세 곳의 언론사에서 800여 편의 기사를 썼지만 세상을 뒤흔든 특종을 낸 적은 없다. (책날개 중)
마흔 살부터는 직장에서 벗어나 연고도 없는 춘천의 폐가를 고쳐 공유서재 <첫서재>를 차리고 실컷 읽고 쓴 글을 온라인 공간에 올렸다. 글을 읽고 공감과 응원을 보내는 독자가 늘어가면서 그동안 올린 글을 모아 엮은 작품이 <고작 이 정도의 어른>이다.
근래 정주행하고 있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나 얼마 전 읽었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속의 송과장 편을 보며 직장생활이 그려진다. 직장생활을 오래 해보지 못한 터라 그의 글 속에서 직장생활의 치열함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긴장을 느낀다. 그 역시 20대에 좋은 직장을 다니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노력해 기자가 되었다. 치열한 30대에 800여 편의 기사를 썼지만 마흔 살에는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해 세심하게 들여다보기로 한다.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서로의 말을 끊는 횟수를 확인하며 누군가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에 급급하고 누군가는 몇 시간 동안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다.
그는 왜 서로 존대하지 않고 굳이 직급을 나누고 직급이 상하 관계인 것처럼 후배에게 반말과 하대를 하는지 궁금했다.
단톡방에서 벌어지는 다른 사람의 뒷담화가 불편하지만, 모두 험담에 몰입해 어느 순간 단톡방의 메시지를 읽지 않고 급기야는 채팅방에서 나오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그는 INFJ 성향이지만, 활동적이고 지도력이 있으며 사회에서 쉽게 성공하는 유형 ENTJ가 되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어느 날 자신에게 MBTI를 물어오는 후배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성향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싶다. 외향에서 내향으로 변했고, 사고 중심에서 감정 중심으로 변해간다고.
어른이 되는 시작은 내 삶을 건강하게 꾸리는 것이다. 자녀가 있는 경우 아이의 성장에 역할 모델이 되어 사회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살도록 본보기가 되고 싶다.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하는 자기주도 과잉인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고, 편하고 빨리 하루의 반복되는 일상적인 행동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이에게 도깨비라는 불안을 심어주었다. 밥 먹을 때 안 먹고, 자야할 때 안 자려고 하는 아이에게 행동을 고치는 데는 말 안 들으면 도깨비가 나타나 혼낼 거라고 겁을 준다. 이런 아이의 행동이 얼마나 부모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지 잘 알기에 저자의 마음이 백번 이해가 되다가 아이가 느끼는 불안을 생각하니 이건 또 아닌가 싶다. 그는 아이가 말을 잘 들어 도깨비가 이제는 졸업해서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아이의 불안을 없애준다.
이런 모든 과정을 겪으며 우리는 학창 시절을 지나고 20대가 된다. 학창 시절 나를 믿어주는 선생님과 ‘인생 스승’을 만나며 개구쟁이였던 아이는 철이 들어간다. 꿈 많았던 20대를 지나, 30대가 되었고 치열한 30대를 지나 이제는 자신을 돌아볼 40대가 된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야 평생 편한 마음으로 먹고살 수 있는지 고민한다. 저자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욕심보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며 생산할 때가 좋다.
인생살이 어른이 된다는 건 내가 경험한 것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내가 한 행동을 책임질 수 있도록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고작 이 정도의 어른>에 등장하는 수많은 일화를 담고 있는 기록은 자신을 더 성숙하게 하는 자극일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어른이 되는 순간은 언제였는지 되짚어보며 저자의 40대를 응원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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