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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 리 퇴계길을 걷다 - 지리학자, 미술사학자와 함께
이기봉.이태호 지음 / 덕주 / 2022년 4월
평점 :
퇴계 선생의 귀향길을 따라, 경복궁 광화문에서 안동 도산서원까지 걷는 역사의 길, 휴식의 길을 걷다.
덕주에서 출판한 이기봉 박사님, 이태호 교수님의 <지리학자, 미술사학자와 함께 육백 리 퇴계길을 걷다>는 퇴계의 귀향길을 소개한다. 얼마전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봤었다. 조선 시대 백성들이 가장 존경한 이가 누구인지에 관한 설문이었는데, 당대 사람들은 왕은 거론할 처지가 아니라 세종대왕은 논외로 하고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퇴계 이황이라고 했다.
오늘날 살아가는 처지에서는 언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조선 시대를 살아가던 당대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유학을 숭상했던 조선에서 유학을 집대성한 위대한 학자인 퇴계 선생을 존경하는 마음이 이해되었다.
유학을 대표하는 학자 중에서도 퇴계 선생은 중앙 정치의 중심에서 정치가보다 고향에 도산서원을 지어 후학을 양성한 점이 위대한 학자로서의 당대의 존경을 받았던 거로 보인다.
이 책은 퇴계 선생이 경복궁을 나와 도산서원까지 향하는 길을 퇴계 길을 함께 걷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이기봉 박사님의 글과 이태호 교수님의 그림이 더해졌다. 퇴계 길이 아름다운 이유는 단양군수, 풍기 군수로 재직한 선생이 지리에 익숙해 아름다운 길을 따라 고향으로 향했을 거로 짐작되었다.
육백 리 귀향길은 경복궁에서 강남을 거쳐 남양주, 양평, 여주, 원주, 충주, 단양, 영주를 거쳐 안동의 도산서원에 이르는 길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경복궁 사정전에서 출발해 종현언덕, 동호 두모포, 봉은사, 아차산광나루, 남양주 마음나루, 덕소, 팔당, 물푸레여울, 두물머리, 운길산, 양평 한여울, 갈산공원, 여주 이포보, 여주보, 여주 관아터와 청심루, 영월근린공원, 신륵사, 이호대교, 강천섬, 섬강, 원주흥원창, 부론면, 남한강대교, 충주가홍창, 조정지댐, 탄금호, 중앙탑, 창골, 충주감영, 충주호, 단양장회나루, 단성면 벽화마을, 죽령, 희방사역, 소백산, 풍기 관아, 영주아, 두월교, 구천리 창팔마을, 용수재, 안동 도산서원에 이르는 길이 펼쳐졌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 아름다운 남한강을 따라 여주보, 때때로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함께 하며 아름다운 충주호에서 배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실 학예연구관이자 지리학자인 이기봉 박사의 중간중간 장소에 얽힌 설명과 표지석에 관한 내용은 모르면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을 알려준다. 여주보에 훈민정음이 새겨진 이유는 세종대왕릉인 영릉이 여주에 있기 때문이다.
명동아트홀 근처의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 명동성당 맞은 편 윤선도 집터,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우리가 아는 청개구리 이야기가 ‘이괄의 난’으로 유명한 이괄의 아버지 이야기에서 유래한다는 것이었다. 양평 양수리의 떠드렁산에서 유래한 이괄의 아버지와 이괄의 이야기는 청개구리 이야기로 퍼졌으며 양평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청개구리가 되었다고 한다.
퇴계 길에는 여흥 민씨의 시조가 있는 지역과 충주호의 강선대와 두향묘, 탄금호와 충주감영의 비밀 등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장소 중 내가 다녀왔던 곳에 역사적으로 많은 사연을 가진 곳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퇴계 선생의 학문이 유학을 믿는 다른 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점과 동양철학의 정수로 여겨진다는 점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둘레길, 파랑길, 갈맷길 등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하는 지차제가 많이 있지만, 육백 리 퇴계길도 걷기 좋은 명품 길로 거듭나 기회가 닿는다면 향후 일부 구간이라도 걸어보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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