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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 - 가장 민주적인 나라의 위선적 신분제
이저벨 윌커슨 지음,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4월
평점 :
가장 민주적인 나라의 위선적 신분제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판한 이저벨 윌커슨의 <카스트>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평등한 신분제인 카스트가 이어져 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문제작이다.
이저벨 윌커슨은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서, 〈뉴욕 타임스〉 시카고 지국장으로 활약했다. 미국 언론 역사상 퓰리처상을 받은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기도 하다.
[ 카스트 책날개 중 ]
‘카스트’는 아리아인이 인도에 침입한 이후 베다 시대가 전개된 기원전 1300년 전후에 성립되었다. 《베다》에 따르면, 카스트는 원래 출생이 아니라 직무와 교육의 자질에 따라 나뉘는 사회체계였으며, 사회를 평화와 번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아리아인은 카스트를 지식인 계급(브라만), 무사 계급(크샤트리아), 생산 계급(바이샤), 노동 계급(수드라)의 네 바르나로 구분했다.
인도 카스트 제도의 최하위 계급인 불가촉천민은, 신의 뜻대로 태어나자마자 철저히 분류된 채 최하층에서 평생을 살아야만 했다. 계급 간의 결혼은 금지되었고, 다른 계급의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으며, 하찮고 더러운 일로 취급받는 노동을 자신의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 했다. 이는 남부의 흑인 노예들의 삶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저자는 ‘카스트’ 제도가 존재하는 인도, 독일의 히틀러가 총통이었던 제3 제국, 아프리카 미국인이 살아가는 미국 세 나라를 주목한다. 카스트는 권력이다. 새롭게 카스트라는 권력을 가지는 집단은 권력을 확보하는 순간 타 집단을 백안시한다.
미국에 처음 이민 온 영국인은 하인으로 아일랜드인(게일)을 두었다. 1790년, 미국 시민권은 ‘자유 백인’으로 제한했다. 순수 백인만이 정통 백인으로 여겼다. 이들에게 아일랜드인, 이탈리아인은 유럽에서 가장 퇴락한 인종으로 여겼다.
서부로 중국인이 밀려드는 1882년에는 ‘중국인 배척법’을 제정해 그들의 유입을 막으려 했다. 다음 화살은 유럽 남부와 동부에서 들어오는 이민자였다.
아일랜드인의 반란으로 영국인은 새로운 하인 집단을 찾게 되었고, 흑인은 그들에게 부리기에 적합한 인종이었다. 미국인은 최하위 카스트로 흑인을 규정했고 무자비한 테러와 살상이 자행되었다.
가장 민주적인 나라 미국 내에서 1875년 흑은 차별금지법이 시행되었지만, 현실에서 인종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었다. 아무리 유명하고,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사례는 오늘도 일어나고 있다.
애당초 미국에서 흑인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인생을 시작하기도 전에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변에는 실패로 얼룩진 사람들을 마주하며 사회를 비난하면 오히려 비난하는 흑인을 비난한다고 한다.
히틀러의 독일제국에서 자행된 유대인 차별정책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는 미국 내 카스트 제도가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는 걸 확인하고 카스트를 피했더니 새로운 카스트가 있었다고 한다.
윌커슨은 카스트를 지탱하고 있는 8개의 기둥을 살펴본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흑인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순간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정확히 30년 전 LA에서 벌어진 흑인 폭동 사건이 떠올랐다. 과속 혐의로 체포된 로드니 킹을 구타한 LA 백인 경찰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흑인들은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를 한인에 표출했고, LA 코리아타운의 90%가 파괴되었다.
흑인과 결혼해 자녀를 낳으면 무조건 흑인 혹은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된다. 저자는 <카스트>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가 가지고 있는 파괴성을 고발한다. 대한민국도 이제 다양한 국적과 피부색을 가진 사람과 공존해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카스트가 존재하지는 않는지 고민하게 된다. <카스트>는 차별의 속성과 잔인함을 일깨우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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