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
로르 도트리슈 지음, 이세진 옮김 / 프란츠 / 2022년 3월
평점 :
음악가들은 격동하는 역사의 한복판에 있었다.
프란츠에서 출판한 로르 도트리슈의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활동한 천재 음악가 13인의 발자취와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로르 도트리슈는 프랑스 서부 포르니셰에서 성장했고 생나제르 음악학교를 다녔다. 2009년부터 유럽1 방송사의 문화유산과 역사 및 과학 분야 기자로 일하는 동시에 바이올린 연주자로도 활동했다.
[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 책날개 중 ]
시기적으로 태양왕 루이 14세부터 9·11 테러에 이르기까지 활동한 13인의 면면은 아래와 같다.
장바티스트 륄리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프랑수아조제프 고세크
루트비히 판 베토벤
엑토르 베를리오즈
주세페 베르디
클로드 드뷔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기데온 클레인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존 애덤스
“모든 음악은, 가장 개인적인 음악조차도, 침해할 수 없는 고유한 집단적 내용을 지닌다. 개별적인 소리의 울림 그 자체가 이미 ‘우리’를 말한다.” 음악은 한 시대의 사회를 반영한다.
“한 나라의 국민은 알려거든 그 나라의 음악을 들어봐야 한다.”라고 플라톤은 말했다. 우리가 듣는 음악의 작곡가는 자신이 경험한 에너지를 악보를 통해 선보였다. 사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베토벤이 등장한 이래로 작곡가의 열정을 음악으로 표현했고, 음악가의 위상은 귀족과 공관의 예속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륄리는 프랑스의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루이 14세와 영욕의 세월을 함께 했다. 루이 14세의 프롱드의 난 진압을 축하하는 <밤의 발레> 공연에서 륄리는 단역을 맡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그의 역량은 빛을 발해 <밤의 발레> 상연으로부터 6주 만에 륄리는 왕의 전속 기악 작곡갈 임명되었다. 이후 루이 14세의 총애와 함께 륄리는 프랑스 군주정을 음악으로 가장 잘 구현하는 음악가였다.
16세기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을 이끈 루터를 통하여 역사상 가장 큰 종교적 문화적 파문이 일어난다. 종교개혁이 일으킨 분열은 30년 전쟁으로 이어졌고, 루터의 그림자는 바흐의 일생을 따라다녔다. 200여 편의 칸타타를 비롯하여 바흐의 전작 중 절반 이상은 루터파 교회를 위해 만든 작품이었다.
바흐는 자신의 예술을 신의 영광에 바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부터 신동으로 인정받은 천재이자 음악 역사상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그는 프리메이슨에 가담해 자신이 가입한 지회는 물론이고 다른 지회의 모임에도 열심히 참석하며 작곡가와 연주자로서의 재능을 기부했다. 특히 오페라를 포함한 음악극의 줄거리와 테마에서 프리메이슨의 영향을 짙게 느낄 수 있다.
베토벤은 음악사에서 손꼽히는 악성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작곡가이다. 한편 그는 작곡가 음악가의 저작권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며, 귀족들의 후원금으로 생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한 선구적인 인물이었다. 신분 해방을 주창하는 프랑스혁명을 동경했던 그는, 자신이 혁명의 전파자로 숭배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스스로 황제에 오르자 그 배신감에 그를 위해 작곡한 교향곡의 표지를 찢어비리기도 했다.
귀족들을 위한 음악을 대중에게로 확대한 베토벤에 의해 음악 감상을 위한 콘서트홀을 만들어졌고 음악을 위한 새로운 문화가 탄생했다.
19세기 프랑스는 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져있었다. 베를리오즈의 음악에는 샤를 10세를 몰아낸 7월 혁명의 고뇌가 일부 담겨 있다. 왕정복고와 제정 시대에, 베를리오즈는 금지곡인 <라 마르세예즈>를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위해 편곡하기도 했다.
국가의 통일에 이바지한 음악가로 오페라의 진흥을 이끈 베르디를 빼놓을 수 없다. 오스트리아의 압정에 반발하여 통일운동이 한창이었던 당시의 애국적 풍조에 자극된 오페라 작품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지금도 베르디의 오페라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독립을 위한 이탈리아의 기상을 느낄 수 있다.
한창 시험 기간인 고등학생 아이가 드뷔시의 ‘달빛’을 듣고 울컥했다고 했다. 그의 음악은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열렬한 애국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며 드뷔시는 프랑스 음악을 수호하는 국민 동맹을 창설했다. 그는 명예롭게 전사하거나 상처를 입었거나 전쟁 포로가 된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기로 했다.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음악가 쇼스타코비치가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그는 오페라 곡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공연 중 스탈린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그의 음악 인생은 송두리째 바뀐다. 스탈린의 대숙청이 벌어지던 시기 공산당과 비밀경찰에 대한 두려움으로 작곡 활동에 제약을 받았고, 이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하면서 ‘소련 정권의 어용 작곡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은 자신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작곡가들이 경험한 다양한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작곡가의 생애를 이해하는 것은 음악 감상을 더 풍요롭게 한다. 그들의 생애와 당대의 사회상을 알아보는데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역사를만든음악가들, #로르도트리슈, #이세진, #프란츠, #음악가, #예술, #음악,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책과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