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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인생에서 마주칠 수 있는 열아홉 가지 이별!
소담출판사에서 국내 정식 라이선스 계약으로 새롭게 단장한 프랑수아즈 사강의 <길모퉁이 카페>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과 이별을 그리고 있는 단편 소설집이다.
1975년 출간된 <길모퉁이 카페>는 사강이 스무 편 정도의 장편소설과는 대조되는 네 권의 단편 소설집 가운데 한 권이다.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사강은 19세인 1954년 <슬픔이여 안녕>을 통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을 자극했기에 그녀의 작품은 성공과 더불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그녀의 사생활은 대중의 도마 위에 올랐고, 사강은 자신만의 도피처로 자동차 수집과 질주 본능, 술과 약물, 그리고 숱한 염문을 뿌리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자동차 사고로 죽을 위기에 처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로 사회에 대한 그녀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길모퉁이 카페>는 무려 19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요즘 이야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오늘날의 연애관과 매우 비슷하다. 사강이 이 소설을 발표한 시기를 생각해보면 소설 속 여자 주인공들이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한 모습은 당대 사회가 선호하는 여성상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비단 같은 눈> 속, 제롬 베르티에, 모키나 부부는 주말 사냥으로 친구 브렘 커플과 동행한다. 제롬은 아내와의 사랑을 믿었지만, 모니카와 친구의 불륜을 알아차린다. 불혹의 나이에 제롬은 자신에게 사랑이 식은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눈앞에 마주친 산양을 잡으려다 놓아주었을 때 모니카는 불륜의 상대가 아닌 제롬에게 사랑을 느낀다.
<누워 있는 남자>의 주인공 마르트는 남편과 결혼한 지 20년이 지났다. 결혼 후 남편은 다른 여인과 불륜 관계를 맺었지만, 단 한 번도 남편과 대면해 불륜 사실에 관해 물어보지 못했다. 이제는 자리에 누워 죽어가는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마르트는 새로운 연인 장이 생겼다. 남편은 지난날을 후회하며 밀밭이나 귀리밭에서 죽고 싶다.
“머리 위에 살랑거리는 줄기들과 함께.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는 다짐과 함께 마지막 아내와의 행복을 기대하지만 모든 상황은 어렵기만 하다.
<길모퉁이 카페>의 주인공 마르크는 병원 진료소 계단을 내려오며 층계를 내려가는 것이 마치 죽음을 향한 걸음으로 다가온다. 의사로부터 폐암으로 3개월의 시한부를 선고받은 마르크는 계단 마지막을 돌아 내려오는데 갑자기 ’삶’이라는 현관을 마주한다. 바깥으로 나온 마르크는 태양이 마주하며 길모퉁이 카페를 찾아간다. 카페에 있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 오래전부터 그의 친구처럼 느껴진다.
단편집 <길모퉁이 카페> 속, 이별을 앞두고 드러나는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는 짧은 단편이지만 깊은 잔상을 남기며 사강 특유의 문체를 잘 나타낸다.
사강은 상류층에 속한 사람부터 거리의 여자에 이르는 계층, 청소년에서 중년에 이르는 다양한 남녀가 느끼는 고독과 절망, 죽음까지 넘나드는 사랑의 스펙트럼은 소설을 흥미롭게 만든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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