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를 닦아 뿌링클을 사다 - 조져진 세대의 두 번째 페르소나
이용규 지음 / 좁쌀한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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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져진 Z세대: DeGeneration-Z’의 르포르타주

 

좁쌀한알에서 출판한 이용규 작가님의 <뚝배기를 닦아 뿌링클을 사다>는 Z세대인 저자의 이야기다새로운 소비 세대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회계층이다그들은 부모 세대보다 많이 잘살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를 나타내기도 하고부모가 경험한 IMF 시련을 어린 시절 체험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용규 작가님은 1996년 서울 개포주공2단지에서 4.6KG의 몸무게로 태어났다. 1996년 강남구청이 집계한 신생아 체중 1위였다고 전해진다물론 이건 농담이다대학에서 연극과 정치학을 배웠다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이대로 고대 그리스에서 구직해야 한단 말인가그러나 미련하게도 배우와 코미디 작가를 준비하고 있다.

뚝배기를 닦아 뿌링클을 사다 책날개 중 ]

 

              Photo by Mathew Schwartz on Unsplash

한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세대를 표상하는 한 인물의 일생이 필요하다. (7)

 

이 책의 1부는 칼럼이다우리가 직면한 환경과 구조를 오로지 그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다. 2부는 본격적인 르포르타주다언더독의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한 20대 중반 하층계급 남성이 바라본 시대의 모습을 그려낸다.

 

우리 사회의 Z세대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는 그들의 일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쿠팡 물류센터와 스타벅스 파트너 대신 설거지 일당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종로구청 인근의 식당은 계란찜을 내놓지만그것을 바닥까지 긁어먹는 이는 드물다뚝배기를 긁어내노라면 손목 인대를 원형으로 견뎌내기 힘들다인대를 희생한 대가로 뚝배기를 닦아 일당을 받아 뿌링클을 사 먹으며 위안을 느낀다.

 

그는 좋아하는 것이 뚜렷했다해외 축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팬이고노래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영화는 로빈 윌리엄스의 굿 윌 헌팅을 보고 깊은 울림을 느낀다인싸는 아니지만자신의 처지와 공감대가 형성되는 이를 응원하게 된다그의 전공을 선택하는 순간 영웅으로 자리한 로빈 윌리엄스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저자가 대표하는 Z세대는 두 개의 페르소나로 나타난다서울에 거주하는 상위권 대학생으로 중산층인싸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다두 번째 모습은 동시대의 동년배로 살아가지만 인싸의 모습에 가려진 이들이다그는 이들은 조져진 Z세대, DeGeneration-Z(DZ)라고 부른다.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그의 인생은 이 두 페르소나의 모습을 모두 경험한다대학생이 되어 과외선생으로 서울의 이 동네 저 동네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같은 공간인 서울 내에서도 지역에 따른 차이를 실감한다.

 

저녁 시간에 가족이 모여 부모와 자식이 시간을 공유하는 곳이 있고가정 학습을 하러 갔을 때주로 부모 중 한 명만이 아이를 관리하는 지역과 저녁 시간에 아이 혼자 집에 있는 곳이 있다세 곳에서 주민을 만났을 때 인사하는 모습과 아이의 표정이 모두 다르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지지만 이런 것들이 그 지역의 보편적인 행동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경험한다.

 

대학생이 되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동호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달리하는 친구들에게 배제되어 버리거나학원에서 근무하며 부원장의 지적에 가슴 뜨끔하고 모두 다른 꿈을 꾸지만현실에 안주하며 벌이에 나서는 모습은 우리 사회 청년의 모습이다.

 

저자는 시간이 지나 군대를 제대한 후자신이 하고 싶은 연극을 연출하고 지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작품을 남기고 있을 것이다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코미디 작가를 하고자 해서인지책 전반의 흐르는 슬프지만 웃긴 에피소드가 흡입력 있고 독자를 매료시킨다. IMF의 나락을 지나 올라설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부풀었던 지난 20대 시절을 돌아보면서 현재 20대가 경험하는 어려운 환경을 간접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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