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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외즐렘 제키지 지음, 김수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2월
평점 :
“나는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무슬림 여성 국회의원입니다.”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타인의사유에서 출판한 외즐렘 제키지의 <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는 덴마크의 첫 소수 민족 여성 국회의원인 저자가 쏟아지는 혐오 메일에 당당히 데이트 신청을 하며 만남과 대화를 다룬 책이다.
저자인 외즐렘 제키지는 1976년 터키 출생. 어린 시절 핀란드 헬싱키의 터키 대사관에서 건물관리인과 청소부로 일하던 부모님을 따라 2년간 핀란드에 살다가 덴마크로 이주했다. 덴마크 역사상 최초로 이슬람계 소수 민족 출신 여성 정치인이 됐다.
[ 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책날개 중 ]
제키지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반목하고 혐오하는 상대와 대롸를 통해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고자 ‘커피 타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책은 그녀를 혐오하는 사람과 만나며 대화를 나누며 느낀 점을 소개한 책이다.
제키지는 터키 출신의 쿠르드족이다. 2007년 최초의 소수 민족 여성 의원으로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수많은 혐오 메일을 받아야만 했다. 그녀가 만난 사람은 덴마크의 무슬림부터 부유층, 이민 온 사람까지 실로 다양하다.
아무래도 한국인 입양인 미의 이야기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과가 북유럽 국가 스웨덴, 덴마크에 아기를 많이 입양 보냈다. 미는 덴마크 가정에 여동생과 입양돼 양아버지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한다. 심지어 미와 동생을 다른 사람에게 대여하는 등 그녀는 자신의 기억을 잊기 위해 술로 버틴다. 미는 성인이 되어 찾아온 양아버지를 쫓아버리고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해 복식사 전문가가 되어 덴마크 문화 엘리트층에 속하게 된다. 왕실과도 친분이 있으며 그녀가 사는 북질란드는 최상류층이 사는 곳이다.
미와 제키지는 대화를 통해 소수 민족이 겪는 차별과 혐오, 그리고 아무 힘도 쓰지 못하는 아동학대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덴마크는 데인족이 90% 이상인 국가다. 파키스탄, 시랑, 터키의 무슬림들이 이민을 오기 시작해 인종 갈등이 고조되었고 평화로운 덴마크 내에서도 무슬림 테러로 사망자가 발생하기에 이른다.
제키지가 인정해야 하는 사실은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19억 명의 무슬림 중에서 25%가 서구 사회의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약 5천만 명이 이에 해당하는 숫자라는 점이다. 다수의 무슬림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나머지에 대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은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늘도 파키스탄의 시아파 사원에서는 테러로 많은 사람이 희생된 사건이 발생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사실은 이들의 폭력이 자신이 속한 사회로 겨냥할 것인지 두려운 것이다. 무지는 두려움을 가중하고 공포를 만들고 혐오를 생산한다.
저자는 이런 혐오를 직면하고 서로 간 대화를 통해 상대방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근본적 이슬람주의자이지만 자신들은 IS가 속한 살리피스트와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분파에 대한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다. 살리피스트는 수니파에 속한다.
수니파 안에는 말리크파, 샤피이파, 함발파, 하나피라라는 4개의 법학파가 있다. 이들은 어떤 법학파를 믿는지에 따라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이 서양의 이데올로기를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 다르다.
이들의 차이를 구별하고 폭력을 지향하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외부인 처지에서는 잘 모른다는 점이다.
쿠르드족이나 시리아의 난민이 유럽으로 이민 오게 되는 과정은 충분히 이해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저자가 만난 베들레헴의 무슬림이 이스라엘 유대인이 만든 장벽에 갖춰 물조차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은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구별하기 힘들게 한다.
명확한 사실은 무지가 만드는 공포는 대화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이고, 제키지의 <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는 그런 점에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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