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과 투자의 미래, 사모펀드 이야기
흐름출판의 최우석·조세훈 공저자의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사모펀드에 관한 분석서이다. 제목에서 100조라니 상당한 거리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실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모펀드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급여 생활자라면 명세서에서 빠져나가는 국민연금 일부분이 매년 PEF 부분에 수조 원씩 출자되고 있다. 물론 국민연금뿐 아니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노후 생활을 책임지는 기관들은 상당 부분 PEF에 출자하고 있다.
나는 투자와는 무관하다는 사람도 사모펀드(PEF)가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어느 정도 이해할 시점이 되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치킨 BHC, 노랑통닭과 버거킹, 맘스터치의 주인은 사모펀드이다. 장을 보는 홈플러스, 롯데카드, 아웃백, 투썸플레이스는 모두 사모펀드가 인수한 곳이다. 국내 사모펀드는 100조 원이라는 몸집을 키워 이들의 의사결정이 우리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는 특성상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50인 이상의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 형성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 즉, 100인 이하로 구성된 펀드이며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나눌 수 있다.
펀드 상품을 구매해 본 사람은 보고서를 통해 GP(General Partner)라는 펀드를 운용하는 팀과 LP(Limited Partner)라는 개인,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유한책임투자자, PEF(Private Equity Fund)라는 소수의 투자자에게서 모은 자금으로 운용하는 펀드로 이루어지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즉, LP는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여 GP에게 운용을 맡기고, 그 대가로 보수를 GP에게 지급한다. GP는 출자금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투자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면 LP와 나누게 된다.
국내에 유명 사모펀드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인베스먼트가 있다. 세계적으로는 KKR, TPG, 칼라일 그룹, 블랙스톤 그룹이 세계 4대 사모펀드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포스코 박태준 전 명예회장의 사위로 알려져 있으며, 칼라일 그룹에 재직 시 한미은행을 인수한 후 7,000억 원의 차익을 내 주목받았다. 그는 칼라일에서 독립해 MBK를 설립했으며 현재 한국 시장과 세계 시장의 주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670조 원을 운용하고 있으며, 블랙스톤에서 분할한 블랙록은 9,000조 원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되었다.
사모펀드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건 2004년이다. 당시 IMF 위기는 대한민국의 경제계와 금융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했다. 당시 정부는 간접투자자산운영업법 개정을 결정하며 사모펀드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당시 한국 경제는 일본의 첨단기술과 중국의 저가 제품에 의한 ‘샌드위치 위기론’이 팽배했던 터라 정부는 영국, 아일랜드를 모델로 하는 금융허브론을 도입해 새로운 경제 단계를 만들고자 했다.
17년 동안 사모펀드 시장은 승승장구해 저자가 PEF를 취재하던 2019년 PEF 약정 금액은 1년 반 만에 100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첫인상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IMF 위기를 틈타 헐값에 알짜기어들을 싹쓸이한 후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고강도 구조조정, 고배당, 단기간 천문학적인 수익 실현 등을 통해 ‘먹튀’라는 인식이 강했다.
수익만 추구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파괴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SK그룹에 대한 소버린의 경영권 공격과 잇단 소송은 국내 기업의 적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현재와 같은 빠른 전환의 시대에 사모펀드의 투자는 더욱 중요해졌다. 혁신 기업이 성공하려면 외부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이 있더라도 투자금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에는 지난 10년간 PEF와 함께 일한 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성장과 성과를 이루어 냈는지를 다루고 있다. 맘스터치, OB맥주, 하림, 쿠팡, 공차는 사모펀드의 투자와 함께 공생하고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사모펀드를 활용해 투자 시 참고하는 법과 앞으로 주목할 투자 분야인 2차전지, ESG, K-바이오에 관한 내용이다.
사모펀드가 투자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를 눈여겨보고, 그들의 경영관리 방식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사모펀드가 인수하여 경영하는 기업은 유연하게 변화를 시도한다. PEF는 경영권을 인수하여 전문경영인을 파견해 경영을 수행한다. 벤처캐피탈은 창업가의 동반자가 되어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도와준다.
사모펀드와 투자자본의 도움으로 불과 몇 년 사이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나무, 당근마켓, 하이브, 모더나가 이런 기업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모펀드는 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모펀드를 이해하고 그들이 우리 시장에 어떻게 안착했으며,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투자에 참고할 내용은 무엇인지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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