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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전쟁 -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클라우스 도즈 지음, 함규진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2월
평점 :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투
“현재의 국경이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미래의창에서 춢판한 클라우스 도즈 교수님의 <국경전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루어진 오늘날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책이다. 번역자인 함규진 교수님 역시 수작인 <조약으로 보는 세계사 강의>의 저자이자 마이클 샌델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의 번역자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인 클라우스 도즈 교수는 영국의 로열 홀러웨이, 런던대학교의 지정학 교수이자 사회과학 아카데미 연구원이다. 지정학의 권위자인 저자는 BBC를 비롯한 각종 언론에 지정학 관련 이슈의 패널로 자주 초빙되고 있다.
[ 국경전쟁 책날개 중 ]
7~8세기 돌궐의 명장 톤유쿠크는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닦는 자 흥하리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이후 여러 사람에게 되풀이되었고, 세계는 국경을 넘어 경계의 의미가 약화되었다. 2020년 코로나 상황은 국경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다. 광범위하게 퍼지는 전염병을 막기 위한 물리적 국경을 차단하고 봉쇄하는 나라가 부지기수고 <국경전쟁>은 국경의 다양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2000년 이후 기억에 나는 국경이슈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 설치 문제와 중국의 해상 지배력을 다지기 위해 주변 나라들과 영유권 문제, 리시아 푸틴 대통령의 집요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표적이다. 현재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수사와는 달리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고 있어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국경 문제를 추동하는 힘은 크게 4가지로 나타난다. 제한하기, 확장하기, 따돌리기, 내쫓기이다. 국경 문제의 소재는 군사주의, 테러, 기후변화, 이민, 최근의 팬데믹이 해당한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국경의 역사는 문명 및 제국의 역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유럽과 서양 국가는 30년 전쟁의 산물인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이 국민국가 수립의 초석을 다졌고 국경을 경계로 하는 영토를 통치하는 체제가 수립되었던 시기로 본다.
저자는 오늘날 국경에 얽힌 다양한 문제와 국경 자체의 변동성에 주목한다. 기후 온난화로 해발 고도가 높아져 국경이 잠식되는 나라가 있고, 해양 관련 국경 문제를 다투는 나라는 한두 나라가 아니다.
한 나라가 분리되어 국경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쉽게 떠오른다. 유고슬라비아의 분리로 인한 발칸반도의 나라들, 소련의 해체로 탄생한 동유럽의 독립국가들, 특히 1947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는 종교에 따라 신속하게 벌어졌다. 파키스탄은 1970년대 다시 동파키스탄, 서파키스탄으로 분리되었고,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가 되었다.
제국주의 국가에 의해 강제로 국경이 그어진 아프리카는 같은 부족이지만 그어진 국경에 의해 다른 나라 국민이 된 경우도 허다하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케냐 대사는 과거 케냐와 아프리카가 겪은 식민주의 경험을 일깨우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탈식민지 시대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지역에 새로운 국경을 만들려는 것은 제국주의 시대의 관점을 답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국경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중국의 정책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이 포함하는 히말라야 지대의 물길을 막을 댐을 건설하고 있다. 이 지역은 동남아, 인도로 흐르는 열 개의 큰 강의 수원이다. 댐을 건설해 인도의 브라마푸트라강, 인더스강과 동남아의 메콩강의 물길을 통제함으로써 물의 분배권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밀월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과 러시아도 국경 문제를 놓고 핵전쟁을 벌이려 했다. 아무르강과 우수리강을 경계로 처음 두 나라의 경계를 확정한 것은 1689년 네르친스크 조약으로 정해졌다. 두 나라의 지배하는 나라의 권력이 강하고 약해짐에 따라 러시아는 중국의 영토 남쪽으로 세력을 뻗쳤다. 청나라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 1858년 아이훈 조약과 1860년 북경 조약으로 확정되었다. 이후 두 나라의 국경이 마무리된 것은 2006년에 이르러서였고, 현재도 ‘아무르’강 혹은 ‘헤이룽’강 우리가 흑룡강이라 부르는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현지인은 자원을 이용하는 일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의 국경은 우리 생각과는 달리 대단히 이례적이고 불안한 경우에 속한다. 세계 몇몇 지역과 국가는 무인지대로 이루어진 국경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의 DMZ도 대표적인 무인지대 국경이다. 무인지대 국경은 지역이 안고 있는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대로 남는다. 우리에게 DMZ를 평화지역으로 조성하는 일이 최우선순위의 안보 안건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물리적 국경을 넘어 스마트 국경, 우주 국경, 바이러스 국경에 이르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국경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톺아보는 <국경전쟁>은 지금 이 시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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