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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나의 인생(人生) 에피소드
최민희 지음 / 삼사재 / 2022년 1월
평점 :
최민희 전 의원의 인생 에피소드
삼사재에서 출판한 최민희 전 의원의 <아버지>는 아버지에 대한 사부곡과 그녀의 인생을 돌아보는 에세이다. 아버지는 192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4살 때 부친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20살에 귀환했다. 당시 일제 식민지 시대 오사카 일대로 많은 한국인이 징용갔을 때, 저자의 할아버지는 일자리를 찾아 오사카로 갔다.
일제의 조선 노동자 충원방식은 중국침략 전후로 달라졌다. 중국침략 전에 조선 노동자를 모아 토목공사나 광산 등에서 집단 노동을 시켰고, 중일전쟁 (1937)이후에는 강제징용이었다.
저자의 아버지는 머리가 좋았던 거로 보인다. 2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지만, 할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집안을 어려워졌다. 아버지는 귀국 후, 1년이 지난 면서기 시험에 합격했다. 다음 해, 사법시험 1차 시험에 합격한 저력을 보였다. 주관식으로 이루어진 2차 시험은 너무 어려웠고, 서울에서 3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국방부 소속으로 오랜 시간 근무했다.
저자의 형제들은 아버지의 말을 잘 따라 공부도 잘했고 좋은 곳으로 취직했다. 하지만 집안에서 그녀만큼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헌신했다. 1979년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해 사회의 부조리를 알게 되었고, 민주화 운동에 빠져들었다. 학창 시절 학생운동으로 구속되어 곤란함을 겪었다. 본인의 사정으로 사촌 동생이 저자와 남편의 전력으로 정보기관 시험에 1차를 통과해도 2차 시험에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는 1985년 ‘말’지의 1호 기자가 되었다. 2호 기자는 저자의 남편인 정수웅, 3호 기자는 정봉주 전 의원이었다. 이후 사회 운동에 전념하다 2012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었다. 이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남양주 병 지역에 출마해 2위로 낙선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미디어특보단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녀의 최근 행보를 보고 있으니, 책 속에 드러난 그녀의 성정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아버지와 같이 강직한 성격에 올곧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그녀의 행보는 자칫 ‘모난 정’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선생님 사이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하려고 노력했다. 친구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선생님 처지에서 친구들에게 거침없는 이야기를 해 불편한 관계가 되기도 했다.
친구가 없더라도 그녀는 책 속의 주인공과 함께할 수 있었다. ‘데미안’, ‘장길산’, ‘토지’를 읽으며 보수적인 집안의 어른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우회적인 표현이 상대의 충격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성향대로 단도직입적인 표현을 선호한다. 그런 연유로 자신의 표현에 대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줄 알지만,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듯하다.
저자의 아버지가 한 길을 오래 걸었던 것처럼 저자 역시 사회 운동으로 한 우물을 팠다고 할 수 있다. 태어났을 때 나라를 잃어버렸던 다사다난했던 아버지의 인생을 돌아보며 그녀의 인생을 돌아보는 기회로 <아버지>는 의미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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