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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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사랑한 모든 멜로디와 리듬의 에세이

 

북하우스에서 출판한 헤르만 헤세의 <헤르만 헤세음악 위에 쓰다>는 한 편의 아름다운 음악 에세이다헤르만 헤세 생애를 통해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 헤세가 음악을 어떻게 대했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준다.

그에 있어 음악은 마치 문학과 반드시 있어야 할 존재였다.

 

               Photo by Kael Bloom on Unsplash

 

음악은 내가 무조건적으로 경탄을 바치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유일한 예술이다.” (헤르만 헤세)

 

헤세는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로 1, 2차 세계대전을 경험했고독일의 인플레이션미국의 대공황의 여파를 온몸으로 경험했다전간기 시절 나치스의 집단주의의 위험함을 알리는 글을 게재해 조국으로 거부당하고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약 40년간 거주한다.

 

그는 인생의 숱한 고통으로 점철된 경험으로 정신적 위기를 겪게 되고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융의 제자인 랑 박사와 정신 분석을 연구하고 치료의 과정으로 그림에 몰입한다약 3,000여 점을 남기며 화가로도 명성을 날리게 된 헤세의 예술적인 면모는 음악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는 음악을 듣고 감동하는 순간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이 책은 헤세가 시와 소설 작품 속에서 음악을 표현한 것을 모은 1부와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편지일기메모를 모은 2부로 구성되었다.

 

             Photo by Stefany Andrade on Unsplash

 

헤세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젊었을 때는 쇼팽이후에는 모차르트바흐베토벤슈만을 경외한다그는 바그너와 말러와 같은 도취적이고 진취적인 곡보다 쇼팽과 모차르트의 음악을 선호한다문득 헤세와 쇼팽의 인생사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조국에 거부당하고 40대에 스위스에 체류하지만고국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항상 가슴 속에 살고 있었던 헤세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듣고 그리움에 몸서리친다.

 

쇼팽 역시 와병하며 마요르카에서 휴양하며 작곡에 전념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헤세는 자신의 처지와 겹쳐 보이지 않았을까?

 

쇼팽의 곡을 연주한 푸총의 공연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Photo by Diogo Nunes on Unsplash

 

제가 들은 건 쇼팽이었습니다제대로 된 쇼팽요그것은 바르샤바와 파리를하인리히 하이네와 젊은 리스트의 파리를 생각나게 해주었습니다제비꽃 향기와 마요르카섬에서 맞는 비의 향기가 났어요최상류 살롱에서 풍기는 향기도요음악은 멜랑콜리하면서도 고귀한 느낌을 자아냈고리듬의 분화와 셈여림의 차이는 섬세했습니다기적이었어요. (170)

 

헤세의 작품에는 음악이 주인공의 마음에 변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주 등장한다. <데미안>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알은 세계이다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드려야 한다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그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라고요” (데미안 136민음사라는 대화도 피스토리우스의 교회에서 연주하는 오르간 연주가 싱클레어를 이끌었다.

 

인도 여행 후완성한 <싯다르타>에서 깨달음을 얻은 한마디로 오옴~~이라고 되뇌는 장면은 청각적 이미지가 절로 떠오른다.

 

헤세의 장점은 청각의 이미지를 다른 감각으로 훌륭하게 변주한다는 점이다눈앞에서 펼쳐지는 시각적 이미지를 떠오르고 곁에서 냄새를 맡는 듯 풍성한 글쓰기의 전범을 확인할 수 있다.

 

헤세는 독일 문화의 영향을 온전히 흡수한 것처럼 보인다헤세와 절친했던 토마스 만에게 쓰는 편지도 인상적이고 한 사람의 생각을 오롯이 알 수 있는 개인적인 습작물도 이 책은 다수 포함되어 있다.

 

헤세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헤르만 헤세음악 위에 쓰다>를 통해 헤세가 사랑한 음악을 공감해보길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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