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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평점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샘터에서 출판한 신고은 작가님의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는 가스라이팅에 관해 다루고 있다.
신고은 작가님은 작년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으로 본인이 전공한 심리학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줘 화제를 일으켰다. 이번 도서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는 최근 들어 ‘가스라이팅’이 자주 회자되고 있어 매체를 통해 드러난 ‘가스라이팅’의 분석해 쉽게 설명한다.
그의 저서의 특징은 간결하고 쉬운 문체로 자칫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편안한 주제는 물론 아니지만~
‘가스라이팅’은 1938년 희곡 <가스등>에서 나오는 남자가 여자의 의견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여자의 정신을 지배해 재산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공론화되었다.
저자는 1장에서는 영화 속 사건에 등장하는 가스라이팅을 소개하고, 2장은 가스라이팅의 심리 현상을 분석한다. 3장과 4장은 가스라이팅이 행해지는 사람들의 관계를 조망하고, 5장은 가스라이팅을 벗어나는 방법과 마음가짐을 담고 있다.
가스라이팅의 핵심은 피해자가 스스로를 의심하고, 또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린다는 것이다. (51쪽)
명절이 되면 가족 내 갈등은 커진다. 식사 자리에서 불편한 주제에 대화를 거침없이 물어보는 어른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어디로 갈 거냐, 취업은 언제 하냐, 결혼은 왜 안 하냐, 사귀는 사람은 있느냐, 연봉은 얼마이냐……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말이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질문들이다.
여전히 한국 사회는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조언을 가장한 상대에 대한 오지랖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친밀한 상대인 경우, 조언을 가려서 들어야 한다.
실례로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작가에게 어떤 어르신은 몸에 좋다고 홍삼을 먹으라 권유한다. 면역에 좋다는 음식은 신체 조직에 대한 공격력이 더 강해져 먹으면 안 되는데도 어르신은 자신이 홍삼을 먹고 몸에 좋아졌다고 계속해 먹으라고 권유한다.
가스라이팅이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진다는 점에서 가정에서 지금까지 부모에게 영향을 받았던 말이 가스라이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부터 알게 모르게 부모의 걱정을 빙자한 가스라이팅이 자녀에게 객관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연인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가스라이팅은 더 부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온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가스라이터가 행하는 지속적인 말과 행동은 가스라이티로 하여금 스스로 자책하고 벗어나기 힘든 그물을 만든다.
이럴 때는 스스로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보다 제삼자에게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해야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속 그물을 생각과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촘촘해진다.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 여성주의 소설로 잘 알려진 <현남 오빠에게>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당하는 가스라이팅에 관한 내용은 인상적이다.
작가님의 소개하는 수많은 작품 중에 읽어 보지 못한 작품이 많은 터라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읽을 책 목록을 가지게 되었다.
드라마, 연애 체험 프로그램, 영화 속에서도 가스라이팅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이 주제에 대해 이제는 변화를 요구하고 기존의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사실이 더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스라이팅이 등장하는 매체에 관한 친절한 심리분석을 담고 있는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는 많은 분이 읽고 생각할 주제를 던지고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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